밤이 되면 살아나는 동네…서울 '별빛명소' 10곳, 골목경제 밝힌다

  • 흑석수변길·신촌 바람산·양재천 등 선정…대상지별 최대 10억원 지원

  • 야경에 공연·산책·먹거리 연결…방문객 체류 늘려 상권 소비 유도

서울시는 야간조명과 포토존 등을 조성하고 인근 도곡동 카페거리와 연계해 야간 방문과 지역 소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시 '2026 서울별빛명소'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강남구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 [사진=서울시]
 

 
한강을 끼고도 어둠에 묻혔던 다리 아래 공간이 빛의 갤러리로 바뀐다. 신촌 번화가 뒤편의 작은 전망대는 노을과 도심 불빛을 즐기는 야경정원으로 거듭난다. 서울시가 동네 공원과 하천, 산책길의 숨은 매력을 살려 밤에도 사람들이 찾아와 머무는 공간을 만든다. 야경을 즐기는 발걸음을 전통시장과 음식점, 카페로 이어 골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 서울별빛명소' 사업 대상지 10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자치구별 사업계획과 행정절차 이행 여부 등을 검토해 대상지별 최대 10억원 이내에서 사업비를 지원한다.
 
선정된 곳은 △중구 정동길 △동대문구 배봉산 △중랑구 용마산 스카이워크 △성북구 성북천 바람쉼터 △노원구 화랑대철도공원 △서대문구 창천근린공원 바람산 △동작구 흑석수변길 △관악구 별빛내린천 △강남구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 △송파구 석촌호수다.
 
사업의 핵심은 경관 개선을 지역 소비로 연결하는 데 있다. 조명으로 볼거리를 만들고 문화·여가 콘텐츠를 더해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익숙하지만 밤에는 이용이 뜸했던 생활공간도 새로운 방문 목적지로 육성한다.
 
동작구 흑석수변길은 공간의 약점을 매력으로 바꾸는 사례다. 흑석동에서 한강으로 향하는 주요 진입로이지만 올림픽대로 교량 아래에 있어 어둡고 휴게시설도 부족했다. 반면 교량이 지붕 역할을 해 햇빛과 비를 피하기 쉽고, 강 건너 노들섬의 야경을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는 교각에 미디어아트와 경관조명을 더하고 수변 휴게공간, 무장애 산책로, 러닝트랙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낮에는 그늘에서 운동하고 밤에는 한강의 불빛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꾼다. 흑석역과 가까운 입지를 바탕으로 흑리단길·흑석시장 방문까지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서대문구 바람산은 신촌의 새로운 야간 방문코스로 키운다. 창천근린공원에 자리한 이곳은 주택가와 신촌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지만 시설 노후화와 불편한 접근성으로 조망명소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기존 풍차를 상징적인 경관시설로 정비하고 가파른 계단에는 식재와 조명을 더한다. 전망데크는 노을과 야경을 감상하며 머무는 전망라운지로 바꾼다. 신촌에서 식사하거나 공연을 관람한 뒤 바람산을 찾도록 해 번화가에 집중된 방문 동선을 주변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강남구 양재천 메타세쿼이아길에는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야간조명과 포토존을 조성한다. 수변문화쉼터와 문화·운동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인근 도곡동 카페거리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마련한다. 숲길에서 야경을 즐긴 시민들이 골목의 음식점과 카페를 함께 찾도록 유도한다.
 
관악구 별빛내린천에는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한 빛 콘텐츠와 버스킹 공간을 조성한다. 신원시장·순대타운에서 식사한 뒤 하천에서 공연과 야경을 즐기는 흐름을 만든다. 성북천 바람쉼터는 미디어글래스와 경관조명을 활용한 야외 갤러리로 꾸며 대학가·전통시장과의 연계를 꾀한다.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살리는 사업도 추진한다. 화랑대철도공원에는 옛 철길의 정취를 살린 조명터널과 조명길을 더하고, 정동길은 덕수궁길부터 이어지는 약 850m 구간의 근대 건축물에 빛을 입힌다. 배봉산은 숲속도서관·폭포·정상 전망대를 연결하고, 용마산 스카이워크와 석촌호수는 야간 보행·휴식 여건을 개선한다.
 
이번 공모에는 21개 자치구에서 27개 사업이 접수됐다. 시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18개 후보지를 현장평가해 최종 대상지를 정했다. 안전성과 접근성, 편의시설, 주변 상권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살폈다.
 
사업은 세부 계획과 사업비 심사를 거쳐 여건이 갖춰진 곳부터 순차적으로 착수한다. 문화재 현상변경 등 별도 심의가 필요한 곳은 관련 절차를 마친 뒤 추진한다. 조성 이후에도 지역별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연결해 지속적인 방문을 이끌 계획이다.
 
김현우 서울시 경제실장은 "동네 공원과 하천, 골목에 숨은 야경 자원을 발굴하겠다"며 "사람들이 밤에도 찾아와 머물며 그 활력이 지역경제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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