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걷기대회] "도심 속 한강에서 즐기는 여유"…발걸음마다 특별한 가을

  • 가족·친구·걷기 동호회까지…반포한강공원 일대 5㎞ 코스 누벼 

  • 내국인 2500명·외국인 500명 한자리에…한강의 가을 풍경 만끽

  • "네잎클로버 두 개 찾았어요"…1등 완주팀 최연소 회원의 특별한 완주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아주뉴스코퍼레이션이 주최한 '2026 제2회 한강 걷기대회'가 31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탁 트인 한강을 곁에 두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걸음을 옮겼다. 도심 한가운데서 한강의 풍경을 즐기며 일상의 여유를 찾는 시간이었다.

이번 대회는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출발해 동작대교 남단과 반포천교를 지나 한강나들길에서 반환한 뒤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약 5㎞ 코스로 진행됐다. 내국인 2500명과 외국인 500명 등 총 3000명이 참가해 가족, 친구, 지인들과 함께 한강변을 걸으며 각자의 속도로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행사가 열린 반포한강공원 일대는 고속터미널과 세빛섬을 잇는 '고터·세빛 관광특구'와 맞닿아 있어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특히 2022년부터 잠수교에서는 매년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려 누적 방문객 647만여명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2027년 하반기 잠수교 전면 보행화를 추진하는 등 한강을 걷고 즐기는 공간으로의 변화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비롯해 미국, 멕시코,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기록이나 순위를 겨루지 않는 비경쟁 방식으로 진행된 만큼, 참가자들은 국적과 세대를 넘어 한데 어울리며 대회를 즐겼다.

중국에서 온 유학생인 멍아오(22)씨와 쯔쉬안(21)씨는 SNS를 통해 대회를 알게 됐다. 멍아오씨는 “5km 코스를 걷기보다는 천천히 달려 완주할 생각”이라며 “대회가 끝난 뒤에는 친구들과 삼겹살을 먹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4년 된 중국인 유학생 사오유(20대)씨도 친구 2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사오유씨는 “중국 앱인 샤오홍슈에서 대회 홍보 포스터를 보고 친구들과 함께 참가하게 됐다”며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해 이번 걷기대회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홀로 걷기대회를 찾은 외국인도 있었다. 2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으로 온 에밀리(35)씨는 “평소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이번 대회에 신청하게 됐다”며 “기념품으로 받은 바람막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오늘처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입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한 외국인 참가자가 접수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1031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한 외국인 참가자가 접수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10.31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걷기 동호회 회원들도 단체로 대회에 참여해 한강변을 함께 걸었다. 걷기 동호회 '산들걷기'에서 15년째 활동하고 있는 박명숙(65·여)씨는 이날 회원 35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걷기를 시작했다는 박씨는 "걷기는 건강을 위해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좋고, 회원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특히 대회 참가비 일부가 기부금으로 적립된다는 점도 의미 있게 느꼈다. 그는 "우리 모임도 정기적으로 모일 때마다 1000원씩 모아 운영비와 기부금으로 나누고 있다"며 "걷기도 하고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어 더 뜻깊다"고 말했다.

같은 동호회 회원인 이모(61·여)씨도 부천에서 대회에 참가했다. 3년 전부터 걷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이씨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데다 페이스페인팅 등 부대행사까지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기록이나 순위를 따지는 대회가 아니라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어 좋다"며 "회원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오늘의 목표"라고 말했다.

네이버 밴드에서 걷기 모임 '걷자9'를 운영하는 이웅진(58·남)씨도 회원 52명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약 2200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모임으로, 회원 한 명이 대회를 추천하면서 단체 참가가 이뤄졌다. 지난해 첫 대회에 참여했던 회원들도 다시 함께했다. 이씨는 "남산과 한강, 청계천, 인왕산 등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하루에도 여러 차례 걷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며 "혼자 걸으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여럿이 걸으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가을 햇살도 따뜻해 걷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동호회 단체 참가자들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주말 아침을 보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이들도 많았다. 아내와 딸을 데리고 대회에 참여한 김상민(40대 후반·남)씨는 "평소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는데, 이전 직장에서 행사 소식을 접하고 참가를 결정했다"며 "아침 공기도 상쾌하고 햇살도 따뜻해 걷기 좋았다. 가족들과 함께 한강을 걸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즐거웠고,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규(30대·남)씨도 아내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좋은 날씨에 즐길 만한 가을 행사를 찾다가 온라인에서 대회를 알게 됐다는 이씨는 "평소에는 혼자 걷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아내와 나란히 걸으며 색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인천에서 이른 아침 출발한 유향(42·여)씨도 대회 참가자다. 주말에도 일하는 남편 대신 아이들과 함께할 만한 활동을 찾던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회를 알게 됐다. 유씨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고 코스도 5㎞ 정도라 아이들과 걷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한강에 와서 걸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파주에서 오전 6시께 출발한 노연화(44·여)씨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5㎞ 코스를 완주했다. 노씨는 "아이가 처음으로 이렇게 오래 걸어보는 만큼 함께 걸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완주 지점에 도착한 아들은 두 팔을 들어 올리며 기쁨을 표현했지만, 소감을 묻자 "힘들었어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코스를 따라 걷고 있다. 2026.10.31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news.com]
지난해 대회에 참가했던 이들이 올해도 다시 행사장을 찾았다. 이지윤(26·여)씨는 지난해 어머니와 함께 참가한 데 이어 올해는 친구 김수완(26·여)씨와 함께 걸었다. 지난해 자유롭게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었던 점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다시 참가를 결정했다. 이씨는 "지난해 대회가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올해도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참가한 김씨도 "주말 아침 한강을 따라 걸으니 상쾌하다"며 "여의도와는 또 다른 반포한강공원의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김희주·이가현·이서인(25·여)씨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대회에 참가했다. 평소 걷기를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는 김희주씨는 지난해 친구들과 함께 걸었던 추억이 좋아 다시 나오게 됐다. 이가현씨는 "주말 아침 일찍 행사에 참여하니 하루를 더 길고 알차게 보내는 기분"이라며 "한강을 배경으로 친구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평소 걷기와 달리기를 즐기며 관련 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이들도 있었다. 김순희(30대·여)씨는 각종 걷기와 달리기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기념 배지를 모으는 것을 즐긴다.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있으면 최대한 참가하며 하나씩 도전 과제를 완수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그는 "내년에도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으면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차영미(59·여)씨는 친구 두 명과 함께 한강을 찾았다. 평소 혼자 걷는 일이 많지만 이날은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차씨는 "혼자 걷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과 함께 걸으면 서로 힘도 되고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며 "한강을 바라보며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가장 먼저 완주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6 서울 한강 걷기대회'에서 가장 먼저 완주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6.10.31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약 1시간이 지나자 선두 그룹이 가장 먼저 종료 지점을 통과했다. 이날 1등으로 완주한 팀은 걷기 동호회 '편행사(편하고행복한사람들)'였다. 회원 가운데 최연소자는 초등학교 4학년 전승우(11·남)군이었다. 전군은 "가족끼리 아침부터 열심히 걸었는데 1등으로 완주해 기쁘다. 천천히 걷다 보니 길에서 네잎클로버도 두 개나 발견했다"며 "가족끼리 여행은 자주 다녔지만 걷기대회에 참가한 건 처음인데 너무 좋아서 다음에도 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군의 어머니 박세리(40·여)씨는 "요즘 아이들이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가족이 함께 걸을 기회가 있어 좋았다"며 "다음에는 아들 친구들도 데려와 좋은 추억을 쌓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장 주변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됐다. 단백질 음료 시음 프로그램을 통해 걷기로 소모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페이스페인팅 체험을 즐기며 대회에서의 순간을 특별한 추억으로 남겼다. 참가자들은 한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가족·친구들과 체험행사에 참여하며 걷기대회의 여운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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