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답' 벗어난 SK하이닉스… 14개 빅테크 품고 '수주형' 체질 전환

  • 최대 5년 장기계약 체결…향후 2년치 물량 50% 확보

  • 최태원·젠슨 황 AI칩 동맹 공식화…HBM 시장 지배력↑

  • "2030년까지 메모리 숏티지 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자 콘퍼런스 'GTC 2026' 내 SK하이닉스 부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기술자 콘퍼런스 'GTC 2026' 내 SK하이닉스 부스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장기 계약(LTA) 고객을 잇달아 확보하며 과거 업황에 따라 수익이 출렁이던 '천수답' 구조에서 벗어나 '수주형' 사업 체질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027~2028년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이 이미 계약 물량으로 채워졌다.

SK하이닉스는 28일 올 3분기 실적 공개하며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업체(CSP)를 포함한 14개 고객사와 LT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10여 곳'으로 소개했던 고객 수가 석 달 만에 구체화한 것이다. 현재까지 확보한 LTA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최대 5년이며 일부 고객과는 기간 연장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브리핑을 열고 2년 이상의 메모리 공급과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을 공식화했다. 두 수장이 공식 석상에 함께 서서 장기 협력을 직접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젠슨 황 CEO는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이 AI 혁신의 핵심"이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외 마이크로소프트(MS)와 3년 단위 DDR5 장기계약을, 구글과는 HBM·서버용 D램 공급 계약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계약 고객이 늘수록 반도체 수익 구조는 한층 안정된다. 가격은 계약마다 기준가를 정하고 시황에 따라 합의된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인 덕분에 메모리 가격이 급락해도 손실을 방어할 수 있다. 고객이 미리 내는 예치금은 계약 이행을 담보하는 동시에 증설 재원을 앞당겨 확보하는 효과를 낸다.

수요 물량이 미리 정해지는 만큼 공장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고 재고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은 고객별 사양에 맞춰 설계와 인증을 거쳐야 해 한번 공급망에 들어가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분기 단위로 가격을 협상하던 메모리 업계가 파운드리처럼 장기 수주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가격 상단도 범위 안에 묶이는 만큼 호황기에는 분기 계약보다 가격 인상분이 덜 반영되는 한계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생산능력 확보에 수년이 시간 소요가 불가피한 탓에 2030년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가동을 앞둔 가운데 반도체 팹 시설투자를 올해보다 늘리되 투자 규모와 시점은 고객 수요에 맞춰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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