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고삼호수 반도체 처리수 방류 문제와 LNG 발전소, 송전선로 등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대응 방안과 정책적 대안을 내놓아 더욱 그렇다. 반도체는 단순한 제조업의 한 분야가 아님은 분명하다.
또 대한민국 수출 경쟁력의 핵심이며 국가 성장동력을 책임지는 전략산업이 맞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 속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 또한 분명 있다. 자칫 국가 전략사업이라는 명분에 주민 희생이 뒤따른다면 사업의 본말이 전도됨과 다름없어서다.
만약 대(大)를 위한 소(小)의 일방적 희생, 즉 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형 희생 강요는 상생의 원칙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그래서 특정 지역 주민들이 겪는 피해와 그에 대한 정당한 보상 및 절차적 투명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성시는 현재 방류수 유입에 대비한 한천 정비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고삼저수지와 한천의 안전성 확보를 비롯해 수질 관리, 농업 피해 예방, 피해 발생 시 대응체계 등 주민들이 우려하는 핵심 사안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와 구체적인 대책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김 시장은 이유를 들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처리수 안성 지역 방류를 보류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핵심은 직방류로 인한 농지 피해 우려다. 현재 안성 지역 농민, 특히 고삼저수지 인근 농민들은 처리수가 저수지나 농지로 흘러든다면 농작물 생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해당 지역 농민 200여 명이 '삼보일배'까지 펼쳤다. 19일에는 농민 100여 명이 시청 앞에 모여 반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집단행동이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역 농협까지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논란은 지역사회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여기에 더해 문제는 또 있다. 안성시가 법적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관계기관에서 제외돼 있다는 사실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계획이 확대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아울러 공업용수 사용량부터 오폐수 발생과 재이용, 방류 계획까지 달라졌다.
그 결과 최종 계획 방류량은 하루 48만 6000㎥에 이른다. 상생협약 체결 이전인 2020년 환경영향평가 본안에서 제시된 하루 33만 6195㎥보다 절반 가까운 14만 9805㎥가 늘어났다. 이중 처리수 36만㎥가량이 한천으로 방류될 예정이다. 한천은 용인 원삼면에서 안성 고삼면 방향으로 흐르며 고삼저수지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안성시를 반드시 협의해야 하는 관계 기관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황당함. 그 자체라는 것이 김 시장의 입장이다. 김 시장은 이날 방류 계획 철회와 함께 2021년 체결한 상생 협약 재논의도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협약에 방류수 수질·수온 개선과 산업단지 조성 지원, 지역 상생협력, 농업 진흥, 하천 정비, 도로망 확충 등 15개 항목이 포함됐지만, 협약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고 일부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변화한 사업 여건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 시장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LNG발전소와 관련해서도 입지 변경과 환경영향 분석,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저감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안성 지역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관로에 대해서는 교통정체와 도로침하, 안전사고 가능성 등을 검토해 보완을 촉구했다.
따라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의 주체인 SK하이닉스와 정부는 안성 시민과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상생 방안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만약 잘못된 협약과 판단이 있었다면 고쳐야 한다. 나아가 국가산단 추진과 함께 인근지역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자칫 반대가 격화돼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히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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