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의 스케치] 사진 찍는 안경 vs 카메라 없는 안경…AI 글라스, 사생활 보호·보안 새 변수로

  • 글로벌 출하량 127% 급증…사생활 침해·시험장 부정행위 잇따라

  • 메타·삼성은 촬영·AI 강화, 엑스리얼은 가상화면…기술 차별화 경쟁

사진챗 GPT 생성
[사진=챗 GPT 생성]

인공지능(AI) 안경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생활 침해와 시험 부정행위 등 보안 문제가 시장 성장의 변수로 떠올랐다. 메타를 필두로 삼성전자와 샤오미·알리바바 등이 신제품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사용자의 편의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어떻게 양립시키느냐가 대중화의 관건이 되고 있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AI 안경 출하량은 42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127% 급증했다. 메타가 34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81.3%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사진을 찍거나 통역과 정보 검색을 할 수 있는 편의성이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시장이 커지자 사생활 침해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일반 안경과 구별하기 어려운 디자인에 카메라와 마이크가 탑재되면서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대화를 녹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데이터보호이사회(EDPB)는 최근 촬영 사실을 명확히 알리는 표시등과 경고음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르웨이와 호주 등에서도 특정 장소의 사용 제한이 논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시험 부정행위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10일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시험에서 한 응시자가 AI 안경을 착용했다가 적발됐다. 서울시립대에서도 이달 초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카메라가 없어도 음성으로 정보를 주고받거나 렌즈에 답변을 표시할 수 있어 기존 전자기기 반입 검사만으로는 적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제조사들은 기능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시장 선두인 메타가 지난달 공개한 '레이밴 메타 3세대'는 1200만 화소 카메라로 3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음성으로 사진을 찍거나 AI 비서에게 질문할 수 있으며 촬영 중에는 전면 LED 표시등이 켜진다.

메타는 카메라를 없앤 '레이밴 메타 오디오'도 선보였다. 음악 감상과 통화 및 실시간 번역 등 음성 기능에 집중한 제품이다. 촬영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다만 카메라가 없어도 마이크를 통한 정보 수집 가능성은 남는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을 앞세워 메타에 도전한다. 올해 공개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와 갤럭시 생태계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로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실시간 통역과 일정 관리 등을 지원한다. 젠틀몬스터·워비파커 등 안경 브랜드와 협력해 디자인도 강화했다. 메타가 촬영과 소셜미디어 활용에 무게를 뒀다면 삼성은 스마트폰의 AI 서비스를 안경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샤오미도 지난해 '샤오미 AI 글라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약 40g의 가벼운 무게와 1200만 화소 카메라를 앞세웠다. 2K 영상 촬영과 실시간 번역 및 AI 기반 사물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휴대성과 일상 활용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알리바바는 자체 AI 모델 '큐웬(Qwen)'을 앞세웠다. 지난 13일 중국에서 출시한 '큐웬 N1'과 'N1 프로'는 5000만 화소 카메라와 4K 영상 촬영 기능을 갖췄다. 실시간 번역과 회의록 자동 작성 등을 지원하며 상위 모델에는 시선 추적과 홍채 인식 결제 기능까지 적용했다. 자체 AI와 쇼핑·결제 서비스를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제조사들의 경쟁은 촬영과 음성 AI를 넘어 각자의 서비스 생태계를 안경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메타는 소셜미디어와 AI 비서를 결합하고 삼성은 갤럭시와의 연결성에 집중한다. 샤오미는 휴대성을 강조하고 알리바바는 AI 기반 상거래 기능을 앞세웠다.

한편, 업계에선 기능이 많아질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따라서 촬영 여부를 주변에 명확히 알리고 수집된 정보의 저장·전송 범위를 공개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험장이나 기업 보안시설 등 민감한 장소에서의 사용 기준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AI 안경이 대중적인 기기로 자리 잡으려면 편의성뿐 아니라 주변 사람의 신뢰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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