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유값 갤런당 6.5달러 사상 첫 돌파…전쟁발 공급난 심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 [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의 소매 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50달러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한 미국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이날 갤런당 6.505달러를 기록했다. 9월 들어서만 87센트 이상 올랐으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22년 기록한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경유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동과 러시아를 둘러싼 공급 차질이 꼽힌다. 미·이란 전쟁 이후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여전히 제한되고 있고, 중동산 원유 선적 역시 전쟁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세계 각국 정유시설의 석유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도 공급난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경유 수출 대부분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오는 10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올해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야간 드론 공격 과정에서 모스크바 정유공장이 타격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승용차에 경유를 사용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경유는 화물트럭과 농기계, 발전기, 선박, 열차, 주택 난방 등에 폭넓게 쓰인다. 이에 따라 경유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생산비를 끌어올려 물가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경유 가격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이오와 등 농업 비중이 큰 지역과 메인처럼 난방유 의존도가 높은 주에서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다만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가격 기준으로는 현재 경유 가격이 2022년 최고치보다 낮다고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는 분석했다.

경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경유 수출 금지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 겸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이 경유 수출을 금지하더라도 국내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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