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종면접' 김재원 "저의 가능성, 알릴 수 있으면…'치이카와' 이기고 싶다"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우리들의 블루스'를 시작으로 '은중과 상연' '레이디 두아' '유미의 세포들3' 등 차근차근 한걸음씩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배우 김재원이 영화 '최종면접'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최종면접장에 모인 6인의 지원자들이 각자의 폭로가 담긴 의문의 봉투를 발견하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혼란에 빠뜨리는 이야기 속 김재원은 이타적인 성품을 가진 '한진우'를 연기하며 의심과 절박함이 교차하는 인물의 내면을 촘촘하게 쌓아 올린다.

"영화가 처음 개봉하게 돼서 제일 기분 좋은 것 같아요. 설레고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너무 긴장돼요. 엄청 떨려요. 최선을 다한 작품이라서요."

'최종면접'을 선택하게 한 첫 번째 이유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높아지는 긴장감이었다. 여기에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 한진우라는 인물이 자신의 장점과 맞닿아 있을 수 있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면접장에서의 텐션감이 잘 표현되면 정말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과 처음 미팅했을 때도 한진우를 꼭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대본을 읽어보니 진우가 혼란 속에서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역할이더라고요. 그게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어요."

실제 김재원과 한진우 사이에는 겹치는 면도 적지 않았다. 또래 사이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고 성숙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자연스럽게 도움이 됐다.

"제 실제 성격과 진우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어요. 제가 또래 친구들이나 어떤 모임에 가면 막내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막내처럼 봐주시지는 않거든요. 좋게 해석하면 어릴 때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그런지 조금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진우도 그런 느낌이라 크게 다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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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한 공간에 여섯 인물이 모여 서로의 비밀을 드러내고 감정을 주고받는 구조는 김재원에게 연극적인 긴장감을 안겼다. 장면마다 호흡을 이어가는 방식보다는 한 편의 공연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현장에 임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완벽한 타인'처럼 한 공간에 둘러앉아 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희가 그만큼의 퀄리티를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편의 연극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 같이 일했던 것 같아요."

면접장 안의 긴장감을 만들 때는 자신의 실제 경험을 끌어왔다. 배우가 되기 전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느꼈던 떨림과 간절함은 한진우가 최종면접장에 앉아 있는 심리를 이해하는 가장 직접적인 기억이었다.

"제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순간이 대학교 입시였어요. 한진우가 면접장에서 느끼는 긴장감의 모티브를 제가 대학 입시 면접장에 들어갔던 순간에서 가져왔어요. 그때의 떨림과 간절함을 연기에 녹이려고 노력했고 힘들 때는 입시하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감정을 다시 잡기도 했어요."

조이현과의 관계는 긴장감으로 가득한 영화에서 또 다른 결의 감정을 만들어낸다. 실제 현장에서는 조이현의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그 친밀함이 진우와 혜인의 관계에도 스며들었다.

"이현 누나와 마주치는 신이 많았어요. 누나가 저보다 나이는 많은데 현장에서는 귀여운 여동생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특유의 러블리함이 있고 배우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애교로 현장을 녹여주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실제로는 연하인데 극 중에서는 연상을 연기하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어요. 제가 느꼈던 귀여움을 극 안에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다만 두 사람의 관계가 지나치게 멜로로 읽히지 않도록 농도를 조절하는 일은 중요했다. 미스터리의 긴장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후반부 진우와 혜인의 선택이 설득력을 얻을 만큼의 감정은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저와 감독님, 이현 누나가 가장 신경 쓴 건 미스터리 장르가 멜로 장르로 보이지 않게 하는 거였어요. 진우와 혜인의 멜로 서사를 어디까지 가져갈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어요. 너무 과하게 보이거나 반대로 설득력이 없지 않게 하려고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쉬는 시간에도 상의를 많이 했어요."

후반부 진우가 혜인에게 표를 던지는 선택은 김재원에게도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지점이었다. 자신이라면 같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화면 밖에 존재하는 인물의 감정과 관계까지 오래 들여다봐야 했다.

"제가 진우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저는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그 부분이 가장 설득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얼마나 사랑이 크길래 그럴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제가 이 역할을 하려면 그 선택을 제가 먼저 인정해야 하니까 화면에 나오지 않는 캐릭터 분석을 많이 했어요. 사랑을 넘어선 선한 사람에 대한 동질감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같은 나이대이고 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간절하게 뽑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아수라장에서 친구들의 우정이 금이 가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고요. 혜인은 동료이자 짝사랑했던 사람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하고 나가는 게 진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봤어요."

첫 스크린 작업은 연기의 크기를 새롭게 체감하는 계기도 됐다. 큰 화면에서는 작은 동작 하나도 예상보다 크게 전달되는 만큼 촬영이 진행될수록 표현을 덜어내고 절제하는 법을 익혀갔다.

"큰 스크린으로 보니까 작은 동작 하나도 엄청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걸 촬영하면서 모니터링할 때 알게 돼서 조금씩 절제를 하기 시작했어요. 영화와 드라마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작업을 통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껴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영화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그가 느낀 영화 현장의 또 다른 매력은 한 장면을 위해 배우와 스태프가 충분히 시간을 들여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긴 리허설과 동선 수정, 런스루를 거치면서 작품을 공동으로 완성해간다는 감각이 강하게 남았다.

"드라마와 다르게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고 다음 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어요. 드라마는 찍어야 할 신이 많아서 리허설을 길게 하기 어려운데 영화는 하루에 한두 신을 찍더라도 밀도 있게 가잖아요. 리허설을 길게 하고 연극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런스루도 해보고 동선이 이상하면 수정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다 같이 작업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끈끈해지는 게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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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필모그래피가 쌓이면서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자신을 찾아주는 기회 자체에 감사하며 여러 작품에 도전했다면 이제는 한 작품을 책임지는 배우로서 선택과 집중을 고민하게 됐다.

"활동 초반에는 찾아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서 이것저것 다 도전해봤던 것 같아요. 좋은 작품에서 베테랑 선배님들과 함께할 기회도 많이 얻었고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작품을 끌어가야 하는 책임감도 생기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작품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에 조금 더 집중해서 밀도 있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재원이 스스로 꼽은 배우로서의 장점은 '담백함'이다. 특정 이미지가 강하게 앞서기보다 어떤 역할을 입어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 지금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는 담백함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저는 어떤 역할을 입혔을 때 크게 어색하지 않고 그 역할과 섞일 수 있는 얼굴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신인 때부터 비교적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영화 '최종면접' 배우 김재원 [사진=NEW]

첫 스크린 데뷔작을 통해 바라는 것은 분명했다. 흥행에 대한 솔직한 기대와 함께 김재원이라는 배우가 영화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동시에 젊은 배우들의 새로운 조합이 가진 힘도 관객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랐다.

"스코어는 솔직히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서 김재원이라는 배우가 영화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는 걸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영화판에 이렇게 젊은 배우들이 많고 신선한 조합의 배우들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치이카와' 이기고 싶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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