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골든피그] 코인으로 보험료 내고 AI가 결제…금융권 '미래 결제' 실험

  • 보험료 수납부터 국경 간 자금이전까지

  • 관련 법·규제 미비에 상용화 시점은 불투명

사진챗GPT
[사진=챗GPT]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 정비가 지연되는 사이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 등 새로운 지급수단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기술 구조와 적용받는 규제는 서로 다르지만 제도화 이후 결제·송금·보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나선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일본 SBI그룹과 디지털토큰을 활용해 달러를 거치지 않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관 자금을 이전하는 과정을 시험 환경에서 구현했다. 환전부터 자금이전과 정산까지 블록체인상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앞서 보험업계 최초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보험료 수납·보험금 지급 기술검증도 마쳤다. 디지털 지갑에 보유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보험료를 자동 납부하면 거래 내역이 기존 보험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보험금도 디지털 지갑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신한EZ손해보험은 블록체인 기업 파라메타와 예금토큰을 보험 업무에 활용하는 기술검증을 완료했다. 예금토큰으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서 나아가 상품 등록과 외부 데이터 수집, 지급조건 판정, 예외처리와 정산까지 전 과정을 블록체인과 스마트컨트랙트로 구현했다.

카드업계에서는 해외 디지털자산과 국내 결제망을 연결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BC카드는 코인베이스·웨이브릿지와 해외 디지털자산 지갑에 보유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국내 BC QR가맹점에서 결제하고, 가맹점에는 원화로 정산하는 기술을 검증했다. 결제 취소와 환불도 기존 카드 결제 절차와 연동했다.

카카오페이는 인공지능(AI)과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한 ‘에이전틱 결제’ 기술을 시험했다. 이용자가 구매 권한과 한도를 설정하면 AI 에이전트가 상품·서비스 구매를 판단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정산하는 구조다. 사업자가 보유한 데이터를 AI 에이전트에 판매하고 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받는 기능도 구현했다.

다만 이들 기술이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기까지는 제도적 과제가 남아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규율체계를 담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늦어지면서 구체적인 사업화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예금토큰과 해외 스테이블코인 결제 역시 은행·전자금융·외국환·자금세탁방지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발행자 파산 시 이용자 자산 보호와 준비자산 관리, 스마트컨트랙트 오류나 결제 취소 때 책임 소재 등도 풀어야 할 문제다. 기술적으로 결제와 정산이 가능하다는 사실과 금융소비자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제정이 늦어지면서 관련 기술을 미리 준비할 시간을 확보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기술검증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발행과 유통, 이용자 보호에 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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