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수출 도플갱어] 트럼프 '차이나 팩토리' 허용하나…美 시장 열리면 K-산업 고사

  • 트럼프 "중국 차 자체 비난은 아냐"…가격 등 경쟁 심화↑

  • 美, 현대차그룹 최대 시장인데 '우려'…배터리 '예의주시'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참고 이미지 [사진=챗GPT]

미국이 중국 완성차의 현지 생산을 허용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기업 사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기업이 관세 장벽을 피해 미국에서 직접 생산할 경우 기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전력기기 등 미국 현지 생산으로 수혜를 누리는 업종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공장 건설과 차량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 차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중국산 전기차는 미국 정부의 다양한 규제에 막혀 현지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 100%를 부과하는 '무역법 301조', 2027년형부터 중국 기업의 커넥티드카 판매를 금지한 '커넥티드카 규칙'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미국 현지 생산이 현실화하면 가격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 중국 완성차가 자국에서 가져오는 일부 부품으로 저가 공세를 펼칠 수 있어서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이 주로 중저가 가격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소형차인데, 중국 업체들의 주력 모델과 겹친다. 
 
미국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183만6172대로 국내(125만8730대)보다 규모가 더 크다. 중국 전기차에 점유율을 뺏기면 그룹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
 
이미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대중 규제 완화는 치명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얼마 전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기공식에서 앞으로 현지 생산한 철강으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사실상 '메이드 인 USA'를 얘기했다"며 "대규모 투자를 했는데 중국에 문을 열어준다면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종도 진행 추이를 주시하는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공장 건설이 허용돼도)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미국의 대중 배터리 공급망 규제도 여전해 당장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미국에서 생산에 나서더라도 배터리를 비롯한 중국 공급망을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넘어야 할 규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제약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며 AMPC 혜택을 받고 있지만 중국계 기업은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더라도 관련 규정에 따라 동일한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중국산 배터리 소재와 부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 부담도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온다면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경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 현지 규제로 인해 중국 업체들이 현지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기기와 태양광 등 다른 업계도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확대될 경우 가격 경쟁 심화 가능성을 우려한다. 다만 당장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이 중국산 에너지·전력 장비에 대한 규제와 관세 장벽을 유지·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발언이 중국 제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기존 미국 정부의 대중 정책 사이에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며 "미·중 정상회담도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정책이 어떻게 실행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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