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72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높아진 결과다. 앞서 HMM은 지난 2분기에도 해상운임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2% 증가했다.
다만 HMM은 호실적 기대감에도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현금이 쌓이면서 부산 이전과 맞물려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와 기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지난 4월 30일 노사 합의로 서울 사옥을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HMM을 비롯한 주요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해양수도 부산' 구상의 핵심이다. 해운·조선업 간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상보험과 선박금융 등 관련 서비스 산업을 집적해 부산을 글로벌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항 돔구장은 민간자본 확보가 사업 추진의 핵심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이끄는 인수위원회가 추산한 4만석 규모 돔구장과 복합개발 사업비는 3조원을 웃돈다.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부산시와 민간이 2조원 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12조원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HMM의 투자 여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기대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커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HMM의 막대한 현금을 단순 여유자금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만큼 호황기에 확보한 자금으로 다음 다운사이클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현재 호실적은 중동 전쟁과 홍해·수에즈 항로 차질에 따른 운임 상승 영향이 커 향후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운임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글로벌 선사들이 대규모로 발주한 컨테이너선까지 잇따라 시장에 투입될 경우 선복 공급과잉 우려도 존재한다.
글로벌 선사들과의 규모 격차를 좁히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다. 올해 7월 기준 세계 1위 선사 MSC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약 745만TEU로 세계 시장의 21.5%를 차지한다. 반면 세계 8위 HMM은 약 103만TEU로 MSC의 7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업계에서 HMM이 확보한 현금을 선대 확대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HMM 부산 이전을 뒷받침할 지원책이 제자리걸음이라는 점도 문제다. HMM은 오는 10월 중순 부산 임시사옥 공사를 마무리한 뒤 직원들의 입주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전이 임박했지만, 해수부의 세제·금융 지원과 직원 정착 지원 등 구체적인 방안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HMM이 돈을 잘 번다는 이유로 각종 지역 현안마다 역할을 요구받으며 '동네북'이 되는 분위기"라며 "해운업은 언제든 시황이 꺾일 수 있는 만큼 지금의 현금만 보고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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