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낸드플래시업체 키옥시아가 최태원 SK하이닉스 회장이 언급했던 반도체 생산 제휴설을 일축하고 나섰다.
오타 히로오 키옥시아 최고경영자(CEO)는 9일 보도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키옥시아가 SK하이닉스와 반도체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은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고, 현재 키옥시아가 샌디스크와 공동 운영 중인 생산 시설과도 양립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 2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언급한 공동 생산 방안에 대한 반응으로, 당시 최 회장은 키옥시아와의 공동 생산이 "하나의 선택지"라며 "키옥시아는 많은 강점을 가진 회사"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공동 생산뿐 아니라 R&D와 공급망 공유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키옥시아가 미국 샌디스크와 합작해 주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처럼 SK하이닉스와 새로운 협력 구도를 구축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최 회장은 "키옥시아의 미래 전략 중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파트너가 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타 CEO는 키옥시아·SK하이닉스·샌디스크 간 3자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럼 3개 회사가 같이 만들자'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는 없다"며 "(최 회장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 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키옥시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 와중에 한국과 일본 간 경제 협력을 주장해 온 최 회장이 본격적으로 키옥시아와의 공동 생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실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키옥시아는 자사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사용되는 D램 일부를 SK하이닉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최 회장의 공동 생산 언급이 일반론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고 한 SK하이닉스 임원을 인용해 전했다.
이같은 공동 생산 방안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수급 부족 현상 속에 나온 것이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업체인 키옥시아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에 2분기 낸드 판매 평균 가격이 전분기 대비 70%나 올랐고, 주가 역시 지난 1년간 18배나 급등하며 6월에는 일본증시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취임한 오타 CEO는 AI 분야의 투자 열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영업팀에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대처할 다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낸드) 가격이 이미 충분히 올랐다"며 "만일 우리가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한다면 결국 우리 자신의 시장에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타 CEO는 앞으로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업체 YMTC(양쯔메모리) 등의 추격에 대비해 "시장 점유율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먼저 찾는 기술력 개발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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