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흔들었던 LIV 골프가 결국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다.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지원이 끊기면서 재정난에 빠진 LIV는 리그를 재편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LIV 골프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법원에 미국 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면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회생 절차다.
AP통신은 LIV 골프의 부채가 5억달러(약 7000억원)를 넘는다고 전했다. 법원에 제출된 자료상 자산은 1억~5억달러, 부채는 5억~10억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이미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 4곳이 LIV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LIV는 파산보호 신청과 동시에 새로운 투자자를 통한 재건 계획도 공개했다. AP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회사 BC파트너스가 LIV의 주요 자금 조달에 참여해 구조조정을 지원한다. PIF 역시 법원의 승인을 전제로 4960만달러(약 690억원)의 운영자금 성격인 DIP 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LIV는 이를 통해 리그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스콧 오닐 LIV 최고경영자(CEO)는 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더 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절차라며 대회가 계속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펼쳐질 대회에서 선수 수는 현재 57명에서 75명으로 늘리고, 처음으로 54홀 경기에서 컷 탈락을 적용한다. 월요일 예선 제도도 도입한다. 팀 중심 운영 방식은 유지하되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아시아 등 흥행이 검증된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LIV는 이르면 2027년 새 리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은 스타 선수들의 잔류 여부다. AP통신에 따르면 존 람, 브라이슨 디섐보,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등 LIV의 주요 선수들이 파산 신청서에 주요 채권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개된 미지급 채권 규모만 보면 람이 약 75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특히 람과 디섐보가 향후에도 LIV에 남을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람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LIV 1.0과 여전히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를 이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지만,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2022년 출범한 LIV는 정상급 선수들에게 거액의 계약금과 상금을 제시하며 PGA 투어에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AP통신은 LIV가 출범 이후 5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지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PIF가 올해 지원 중단을 결정하면서 리그는 급격히 위축됐다.
‘골프계의 판을 바꾸겠다’며 출범한 LIV가 이제 생존을 위해 몸집을 줄이는 상황에 놓이면서, 파산보호 이후 어떤 모습으로 PGA 투어와 경쟁 혹은 공존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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