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내 기업의 수익성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제조업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전체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세가 가파르게 우상향하고 있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개선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나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6509개를 모집단으로 426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전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6.9%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5.1%보다 11.8%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2015년 1분기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 한 분기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성장성도 크게 개선됐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26.7%로 전 분기 13.5%보다 13.2%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21.1%에서 39.6%로 높아졌고, 비제조업도 3.7%에서 9.7%로 상승했다.
반도체 호황이 제조업의 고성장을 이끌었다. 제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5.1%에서 올해 24.0%로 18.9%포인트 뛰었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 역시 통계 편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기계·전기전자 업종의 수익성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이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4%에서 올해 43.0%로 급등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영업이익률이 51.3%까지 높아졌다. 매출액증가율도 기계·전기전자가 전 분기 52.1%에서 88.5%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75.7%에서 119.7%로 높아졌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매출 증가 폭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도 작용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생산과 판매가 늘어나면서 추가 매출이 이익으로 연결되는 정도가 커진 영향이다.
석유·화학업종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9.5%로 상승했다. 중동 전쟁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된 가운데 관련 업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은 매출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소폭 낮아졌다. 비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1%에서 5.0%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 가운데 운수업 영업이익률이 고유가 여파와 우회 항로 이용에 따른 비용 증가로 7.0%에서 4.8%로 낮아졌고, 전기가스업도 5.0%에서 3.9%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대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19.1%로 14.0%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은 5.0%에서 5.3%로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매출액증가율은 대기업이 16.0%에서 30.5%로, 중소기업이 2.4%에서 10.2%로 각각 상승했다.
재무안정성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전 분기 87.0%에서 84.5%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는 23.9%에서 22.8%로 하락했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68.0%에서 65.7%로, 비제조업은 122.9%에서 120.2%로 각각 낮아졌다. 대기업 부채비율도 83.8%에서 79.8%로 하락했다. 다만 중소기업 부채비율은 103.0%에서 112.1%로 상승해 기업 규모별 재무 여건에는 차이가 있었다.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견조한 AI 투자 수요에 기반해 반도체 업황 호조세가 이어지고, 수요도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체 지표 개선이 반도체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동 전쟁 상황과 미국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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