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테슬라가 문을 열고, BYD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   중국 전기차의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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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환우 한중경제연구소 대표]
 
 

2026년 상반기, 한국 수입차 시장의 1위 국가는 독일이 아니다. 중국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전기차 6만 9,513대. 전년 동기 대비 178.7% 급증. 수입차 점유율 41.2%. 불과 3년 전인 2022년, 국내 자동차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3.5%였다. 그것이 2025년 37.2%로, 2026년 상반기에는 41.2%로 뛰었다. 전기차만 보면 72.1%다. 10대중 7대가 중국산 전기차. 숫자만 보면 통계 오류가 아닌가 의심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소리 없이 왔고, 생각보다 빨리 자랐다

 2025년 4월, BYD의 소형 전기차 돌핀이 2,450만 원이라는 가격표를 달고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자동차 커뮤니티는 술렁였고, 시승 후기가 SNS를 도배했다. 평가는 예상을 벗어났다. "생각보다 훨씬 좋다." 결과는 단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 돌파였다.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래 역대 최단 기간 기록이자, 테슬라가 같은 기록을 세우는 데 걸린 시간의 3분의 1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BYD 한 브랜드만으로 1만 1,675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807.9% 성장이다.

전기버스 시장은 더 먼저, 더 깊이 뚫렸다. 서울의 한 버스 운수회사 대표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전기버스를 사러 갔더니 중국차 밖에 없었다." 2023~2024년 보조금 시즌이면 국산을 알아보다 결국 중국산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일이 반복됐다. 가격은 절반, 성능은 엇비슷, 보조금은 동일했으니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였다. 수입 전기버스의 100%가 중국산이라는 통계가 한동안 현실이었다. 뒤늦은 보조금 정책 개편으로 점유율이 일부 회복됐지만, 이미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뜻밖의 선발대가 있었다. 테슬라다. 국내에 팔리는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의 상당수는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분이다. 통계상 엄연히 '중국산'으로 잡힌다. 소비자들은 중국산 테슬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중국산 거부감'을 먼저 허물었다. 테슬라가 의도치 않게 BYD와 지커의 입장권을 끊어준 셈이다. 여기에 2026년 상반기 중국 내수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20.2% 급감하자, 중국 업체들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까지 가세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 데일리는 이 상황을 "중국 전기차 공급망의 경쟁력과 수출 회복력을 입증했다"고 자랑스럽게 보도했다. 우리가 경보 사이렌으로 받아들이는 통계를, 그들은 성과 발표로 홍보하고 있다.

합리적 소비자, 취약한 구조 — 지금 당장 바꿔야 할 것들

중국산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결정은 합리적이다. 더 좋은 스펙, 더 낮은 가격, 동일한 보조금. 나무랄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경제학에는 '시장 실패'라는 개념이 있다. 개별 경제 주체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 전체로는 최적이 아닌 결과를 만드는 상황이다. 국민 세금으로 지급된 전기차 보조금이 중국 업체의 한국 시장 안착을 가속화하고 있다면, 그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

더 깊은 문제는 공급망 리스크다. 전기자동차 수입의존도 72.1%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수치가 아니다. 한중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거나 중국이 전략적 판단으로 수출을 제한할 경우, 한국의 전기차 공급망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이다.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2017년 사드 배치 이후의 한한령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경제적 상호의존이 항상 평화와 협력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것, 데이터가 아니라 경험으로 알고 있다.

대응 방향은 명확하다. 미국은 100% 관세와 IRA로, 유럽은 35% 추가 관세와 원산지 규정으로 중국산 전기차를 관리한다. 한국은 한·중 FTA로 열린 문이 경쟁국보다 훨씬 크고, 국내 생산 전기차를 위한 세제 지원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보조금 산정 기준에 배터리 원산지 규정을 도입하고,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해야 한다. 하드웨어 원가에서 중국이 구조적 우위를 가졌다면, 한국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격차를 벌리는 방향으로 속도를 내야 한다. 중국의 수출 보조금 지원에 대한 상계관세 검토와 WTO 활용도 선택지에서 빼놓을 수 없다.

   "위기는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만 갑작스럽다." 숫자는 이미 경고를 보냈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필자 이력 


▲한중경제연구소 대표(현) ▲ 국립외교원 연구원 ▲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 코트라 중국조사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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