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신고했더니 알고 보니 '모텔 후기'…KISO 첫 심의 70% 광고성

  • KISO 상정 27건 중 19건이 홍보·후기…최종 심의 23건 전원 '해당없음'

  • 김민호 위원장 "목적성 판단, 사람 마음속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확인 어려워"

김민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김민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정치적 가짜뉴스 대응을 명분으로 도입된 허위조작정보 신고 제도가 시행 두 달 만에 광고·리뷰 분쟁 창구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망법 시행 두 달 차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이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하고 삭제 결정을 내린 건 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2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상정된 첫 심의 안건 27건 가운데 70%가 숙박 홍보글과 음식점 리뷰, 미용 시술 후기 등 상업성 게시물이었고, 최종 심의를 마친 23건은 모두 허위조작정보가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월 7일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회원사로부터 심의를 요청받은 신고 27건의 처리 결과를 공개했다. 심의 도중 삭제되거나 명예훼손성 권리침해로 임시조치된 4건을 제외한 23건 전부가 'KISO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상 '해당없음'으로 결정됐다. 허위조작정보를 이유로 한 삭제 결정은 한 건도 없었다.
 
상정 안건의 성격은 당초 예상과 거리가 멀었다. 상품·서비스 정보나 이용 후기, 홍보 성격의 '정보·후기·홍보형' 게시물이 19건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여행업체·숙박 관련 정보 △음식점 영수증 리뷰 △미용 시술 후기 △상품 할인 정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간담회에서는 고시원을 소개하면서 호텔 로비 사진을 사용한 글, 특정 물질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한 글 등이 사례로 거론됐다. 나머지는 분쟁·비방, 흥미·오락형 게시물이었고 학술·종교적 주장을 다룬 게시물도 소수 포함됐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허위정보는 사실상 없었다.
 
김민호 위원장은 “제도가 시행되면 첫 상정 안건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신고된 안건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는 법이 요구하는 허위조작정보의 요건이 상업성 분쟁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이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되려면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됐고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으며 △타인의 인격권·재산권이나 공공의 이익을 침해해야 한다. 위원회는 이 세 요건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허위·조작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나머지 판단을 생략했다. 세부 사항의 경미한 오류나 정보의 최신성 부족만으로는 전체 맥락에서 허위·조작으로 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목적성' 요건이 광고·리뷰 분쟁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다. 김 위원장은 “블로그에 특정 모텔을 이용한 뒤 실제 촬영한 사진과 함께 부정적인 후기를 올렸을 때 이것이 모텔에 피해를 끼치려는 의도인지 소비자로서 경험을 표현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의도를 직접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위원회는 게시물 내용과 작성 경위, 피해 정도, 피해자와의 관계, 유포 범위와 방법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목적을 추단하되, 형법상 목적이 구성요건인 범죄와 마찬가지로 제한적으로 해석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위원회는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개인 권리침해 사안은 기존 임시조치 제도로 처리하도록 구분했다. 심의 결정은 법적 강제력 대신 네이버·카카오·다음 등 회원사와의 협약에 따른 구속력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심의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관련 규정과 회원사 정책을 고려해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허위조작정보 자율운영정책 마련과 신고 처리, 투명성 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했다. 구독자 10만명 이상 또는 직전 3개월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인 게재자가 고의·중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손해를 끼치면 가중 손해배상제 적용 대상이 된다. KISO는 향후 심의 사례와 결과를 지속 공개해 자율규제의 예측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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