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모레노, 한국 축구 임시 감독 선임

  • 한국 A대표팀 사상 첫 스페인 국적 지도자 선임

  • 11월 27일까지 임기

  • 평가 결과에 따른 아시안컵 지휘 연장 조건 포함 예정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임시 사령탑으로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선임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임시 사령탑으로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선임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임시 사령탑으로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선임됐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홍명보 전 감독이 사퇴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스페인 국적 지도자가 한국 A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제7차 이사회를 통해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임시 코칭스태프 선임안을 의결했다.

협회가 A대표팀 감독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선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축구계에 따르면 1차 서류 평가와 2차 온라인 면접을 거친 뒤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유럽으로 건너가 대면 미팅을 진행하는 등 심층적인 검증을 거쳤다. 도메네크 토렌트, 헤수스 카사스 등 유력 후보들과 경합 끝에 뛰어난 데이터 활용 능력과 상대 분석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모레노 감독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위원장은 "이번 임시 감독 선임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대한체육회 기준에 맞춰 이를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모레노 감독은 한국 축구에 대해 이미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열의가 인상깊었다. 까다로운 과정을 통해 선임된 모레노 사단이 국가대표팀의 분위기 전환과 경기력향상에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의 임기는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24일 에콰도르·28일 우루과이)과 10월(2일 베네수엘라·6일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11월까지 총 6차례의 A매치를 지휘하게 된다. 당장은 임시직이지만, 이 기간 보여준 경기력과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는 연장 조건도 계약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생인 모레노 감독은 선수 시절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영상 분석가로 축구계에 발을 들인 뒤 20대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은 학구파다. 특히 루이스 엔리케 현 파리 생제르맹 감독의 오른팔로 잘 알려져 있다. AS로마(이탈리아), 셀타 비고,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등에서 수석코치와 코치로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2019년에는 개인사로 자리를 비운 엔리케 감독을 대신해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며 9경기 7승 2무의 호성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본선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홀로서기 이후의 행보는 엇갈린다. AS모나코(프랑스)와 그라나다(스페인)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가장 최근 지휘를 맡았던 FC소치(러시아)에서는 2024~2025시즌 팀을 1부 리그로 승격시켰으나 다음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소치 시절에는 '챗GPT 활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모레노 감독은 언어 장벽으로 인한 단순 번역 용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모레노 감독을 곁에서 보좌할 코칭스태프 역시 전원 스페인 출신으로 꾸려졌다. 소치에서 호흡을 맞췄던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필두로 하신트 마그리냐(분석·훈련),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훈련), 하비에로 초카로(피지컬), 니코 보쉬(골키퍼) 코치 등 다섯 명이 모레노 사단에 합류해 9월 A매치부터 본격적인 훈련 지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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