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오는 10월부터 시내버스 35개 노선, 542대를 대상으로 ‘현금 없는 버스’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시내버스 현금 승차율이 현재 1%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현금요금함 관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교통카드 중심의 요금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부산시는 10월부터 3개월간 전체 시내버스의 약 20%에 해당하는 35개 노선 542대에서 현금요금함을 사용하지 않는 시범운영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대상은 좌석버스와 현금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노선이다. 시는 시범운영 기간 시민 불편 사항과 현금 이용 승객의 대체 결제수단 이용 현황, 운수종사자와 운수업체 의견, 민원 발생 현황 등을 분석한 뒤 보완을 거쳐 전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금만 소지한 승객도 버스 이용이 가능하다. 시는 ‘우선 승차’를 원칙으로 하고 승차 후 안내문에 적힌 계좌로 요금을 이체하도록 할 방침이다. 스마트폰 계좌이체가 어려운 승객에게는 편의점 등에서 선불 교통카드를 구입해 충전한 뒤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운전기사가 승차 과정에서 계좌이체 여부를 확인하거나 납부 방법을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이 과정에서 정류장 정차 시간이 길어지거나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될 경우 운행 지연과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계좌이체 금액과 회수율은 집계하지만 승객이 요금을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별도로 연락하거나 추징하는 시스템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부 미입금이 발생하더라도 현금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하면 재정적으로는 현금 없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부산시가 현재 현금요금함 유지와 현금 수입금 계수·관리 등에 사용하는 비용은 연간 약 10억원 수준이다.
담당 주무관은 “현재 부산 시내버스의 현금 승차율이 1%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현금 없는 버스가 정착되면 현금 이용 비율이 0.1% 안팎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입금에 따른 일부 결손이 있더라도 현금 관리 비용과 비교하면 규모는 매우 작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제도를 도입한 다른 지역에서는 현금 이용률이 이미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현금 승차 비율이 종전 2%대에서 현금 없는 버스 시행 이후 0.1%대로 낮아졌다. 경기도를 비롯한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대상 노선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부산은 다른 광역지자체와 비교하면 현금 없는 버스 도입이 늦은 편이다. 시는 3개월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요금 회수율과 시민 불편, 민원 발생 상황 등을 분석해 전면 확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과제는 고령층을 비롯해 스마트폰 계좌이체나 교통카드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승객의 불편을 얼마나 줄이느냐다.
시는 전통시장 등 어르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찾아 교통카드 배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버스 안팎 홍보물과 온라인·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시범운영 노선과 이용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선불 교통카드는 신용 상태와 관계없이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시민도 사용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매일 현금을 내고 버스를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처음에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현금요금함을 계속 유지하고 교체하는 데 상당한 재정 비용이 들어가고 현금 이용 자체도 계속 줄어드는 만큼 시대 변화에 따라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익숙해지면 거스름돈을 주고받을 필요 없이 교통카드를 한 번 찍고 이용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편리할 수 있다”며 “변화에 조금씩 적응해 주시고 제도의 취지를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시는 현금 없는 버스가 정착되면 현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행 지연과 안전 문제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카드를 통한 승하차 기록이 확대되면 시내버스 이용 현황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해 향후 노선 운영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현철 부산시 교통혁신국장은 “현금 없는 버스는 변화된 대중교통 이용 환경에 맞춰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라며 “시범운영 동안 시민과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특히 충분한 사전 안내를 통해 제도 변화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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