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이 ‘보관’에서 ‘투자’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연령과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운용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젊은 세대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등 성장형 자산을 적극 활용하는 반면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자산 보전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후발주자로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든 키움증권은 기존 개인투자자 기반과 온라인 투자 플랫폼을 앞세워 ‘생애주기별 연금 투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31일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상무)은 "퇴직연금은 단기 트레이딩이 아니라 수십 년을 바라보는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정 종목이나 산업에 집중하기보다는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고 장기적인 자산배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대에 따라 투자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본부장은 "20~30대는 은퇴까지 시간이 긴 만큼 글로벌 주식 ETF 등 성장형 자산의 비중을 높이고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40대는 공격적인 자산과 안정적인 자산의 균형을 맞추면서 TDF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대 이후에는 자산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50대 이후에는 자산 보전 중심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비중의 실적배당형 상품을 유지하고 은퇴 이후 인출 전략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서 퇴직연금 계좌에서 잦은 매매를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표 본부장은 "변동성이 높을수록 시장 움직임에 따라 매매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자산배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ETF를 활용한 장기·적립식 투자는 여러 종목과 지역에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투자와 분산투자의 균형에 대해서는 "직접투자 자체를 피하기보다는 분산투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개인의 투자 경험과 위험선호도에 따라 직접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투자가 어려운 고객이라면 ETF나 TDF, 향후 제공할 수 있는 AI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온라인 투자 플랫폼이다. 표 본부장은 "기존 영웅문MTS·HTS에서 경험했던 익숙한 투자 환경을 퇴직연금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키움증권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실제 초기 고객 유입에서도 기존 개인투자자 기반이 확인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말 기준 IRP 고객 8335명 가운데 약 96%가 기존 영웅문 고객이었다"며 "기존 개인투자자들이 익숙한 투자 환경에서 퇴직연금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중심 전략은 비용 경쟁력으로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표 본부장은 "초기에는 수익성보다 고객 기반과 신뢰 확보를 우선할 계획"이라며 "가입 첫해 수수료를 면제하고 낮은 비용 구조를 통해 장기적으로 고객과 적립금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업계 최초 외화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상품과 AI 기반 자산관리, 낮은 수수료, 가입자가 직접 사업자 도입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결합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은퇴 후 월급인 만큼 지금부터 글로벌 분산투자로 자산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퇴직연금 상품군도 국내 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표 본부장은 "현재 외화RP를 제공하고 있으며 외화채권과 미국 국채 등을 추가하고 향후 글로벌 채권과 대체자산, 외화 ELB·ELS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존에는 은행과 보험 중심의 오프라인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증권사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며 "원리금보장 상품에서 ETF·펀드 등 실적배당 상품으로, 대면 영업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환경이 변화하면서 투자 플랫폼 경쟁력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톱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 본부장은 "중단기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10년 이상 긴 호흡으로 사업을 보고 있다"며 "2035년까지 증권업권 시장점유율 10%,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톱5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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