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7만호' 승부수…건산연 "파격적 인센티브 없인 공급 목표 어려워"

  • '8·13대책' 수도권 147만호+α 공급 목표…최근 착공 실적 고려하면 달성 '빨간불'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presscom
[사진=아주경제DB]
정부가 ‘8·13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 공급 목표를 연간 29.4만호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최근 착공 실적과 민간 사업 여건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을 위해 금융·세제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13대책의 주요 내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8·13대책의 공급 확대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금융·세제 등 정책 수단 간 정합성 보완이 필요하다고 30일 밝혔다.
 
정부는 8·13대책에서 기존 9·7대책의 수도권 135만호 공급 계획에 2030년까지 12만호+α를 추가해 임기 내 총 147만호+α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수도권에서 약 29.4만호를 공급해야 한다. 추가 공급 물량은 공공택지 5.7만호+α, 도심 공급 확대 0.5만호+α, 민간 금융·세제 지원 및 규제 완화 5.9만호+α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최근 공급 실적을 보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 실적은 6.5만호로, 9·7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연간 목표 26.9만호의 24.2%에 그쳤다. 서울의 달성률은 19.3% 수준이다.
 
최근 실적과 비교해도 연간 29.4만호는 높은 목표치다. 건산연에 따르면 2010~2025년 최근 16년간 수도권에서 연간 29.4만호 이상 착공된 해는 2015~2017년과 2019년 등 4개년에 불과했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도 16.7만호로 목표치의 56.8% 수준에 머물렀다.
 
건산연은 공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5년간 최근 5년 평균 착공 물량인 연 18.1만호의 1.5배를 웃도는 공급이 지속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의 83.4%를 민간이 담당하고 있어 정부의 공급 목표 달성 여부는 민간 주택사업 회복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수요 측면의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국내 주택 공급은 수요자의 자금을 활용하는 선분양 구조가 대부분인 만큼 실효성 있는 수요 진작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자의 개발 자금 조달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독일과 영국 사례도 제시했다. 연간 40만호와 30만호를 각각 공급 목표로 제시한 독일과 영국 역시 수요 진작책을 병행했음에도 공급 목표 달성률이 50~70% 수준에 그쳤다. 공급 확대 정책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공공택지 공급 역시 단순히 행정절차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정부는 공공택지 조성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도입해 서울강서·남양주도심·경기광주역세권 등 신규 지구를 3~4년 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3기 신도시 사례를 보면 후보지 발표부터 최초 부지조성공사 착공까지 인천계양은 약 40개월이 걸린 반면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은 각각 54~57개월이 소요됐다. 보상과 이주, 철거 등 현장 여건에 따라 사업 기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지구와 블록별 지연 요인을 파악해 해결하는 현장 중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도심 정비사업도 과제가 남았다. 정부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완화하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산연은 이 같은 조치가 긍정적이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사업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쟁점은 이번 대책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상한용적률 1.3배 특례가 공공 정비사업에만 적용되는 만큼 민간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사업 시행 주체가 공공인지 민간인지보다 사업의 공공성과 성과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8·13대책은 임기 내 수도권 147만호+α라는 명확한 공급 확대 기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선분양 구조상 실효성 있는 수요 진작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급 로드맵의 실현 가능성이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택지는 행정절차 단축뿐 아니라 보상·이주 등 현장 병목 해소가, 도심 정비사업은 사업성 핵심 쟁점 해소가 병행돼야 한다”며 “8·13대책의 성패는 서로 충돌하는 정책과 이해관계를 일관된 원칙 아래 조정하고 개별 사업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속한 집행 속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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