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본 포르쉐의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는 ‘스포츠카가 고성능에만 집중된 차’라는 편견을 단번에 깼다. 이 모델은 지난 5월 ‘쿠페’와 함께 2종으로 국내에 공식 출시한 신형이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에서 파주까지 왕복 약 166㎞를 달려봤다. 복잡한 강남 한복판은 물론 강변북로와 자유로 등을 거치는 구간이다.
처음 마주한 카브리올레는 낮게 깔린 차체로 단연 시선을 끌었다. 뒤쪽은 좌우로 넓게 벌어져 묵직한 인상을 줬고, 커다란 공기 통로와 주행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뒤쪽 날개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곳곳에 적용된 터보 전용 색상 ‘터보나이트’는 고성능 모델만의 차별점을 더했다.
운전석에 앉으니 낮은 시트 포지션 덕에 스포츠카라는 게 실감 났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전방 시야는 답답하지 않았다. 18개 방향으로 세밀하게 조절되는 스포츠 시트로 의자를 높일 수 있었고, 이는 허리와 허벅지 등 몸 전체를 단단하게 잡아줬다.
주행 중에는 스포츠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일상에서 운전이 어렵겠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먼저 오후 시간대 복잡한 강남 도심을 주행했다. 카브리올레는 가속 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속도가 올랐고, 교통체증으로 저속을 오가는 과정에서 차체가 과도하게 튀거나 거칠게 반응하지 않았다.
주행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강한 힘에 부드러운 제동력까지 더해졌다는 점이었다. 도심을 벗어나 좀 더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도 완벽하게 차가 멈춰 섰다. 코너링 구간에서는 차체가 무게감 있게 버텨 안정적이었다. 성능과 안전까지 다 잡았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교통체증이 없는 자유로에서는 카브리올레의 강한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시스템 최고출력은 711마력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6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속도는 시속 322㎞다. 역대 양산형 911 가운데 가장 강력한 모델로 알려졌다. 지붕을 열고 달리자 이러한 고성능은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실내로 들어오는 배기음과 바람은 주행의 재미를 한층 키웠다.
지붕을 여닫는 과정도 간편했다. 완전 자동식 소프트톱은 시속 50㎞ 이하에서 약 12초 만에 열거나 닫혔다. 완전히 주차 모드로 바꾸지 않더라도 정차 상태라면 지붕을 여닫을 수 있었다.
다만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낮은 차제 특성상 충격이 대부분 느껴져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카브리올레는 단순히 빠르기만 한 스포츠카가 아니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도심에서는 편안하게, 도로가 열리면 언제든 강력한 성능을 꺼낼 수 있는 차였다. 고성능과 일상성을 함께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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