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빌 게이츠 "AI 패권 경쟁보다 협력해야"

  • AI 개발 속도·사회적 충격 커져…공동규범 마련 촉구

  • 9월 習 방미 앞두고 AI 거버넌스 의제 논의 가능성

  • 中 AI·로봇 발전 높이 평가…이르면 11월 習과 회동

2023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를 면담했다 사진신화통신
2023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를 면담했다. [사진=신화통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이 초래할 사회적 충격을 경고하며 미국과 중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게이츠는 전날 개인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약 6000개 단어 분량의 에세이에서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격변하는 시기 중 하나"를 열고 있다며, AI가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불평등 해소 수단이 될 수도, 최악의 불평등을 낳는 원천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세계 주요 AI 개발국과 핵심 공급망을 장악한 국가들이 경쟁 압박으로 협력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공동 규범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AI 시대의 도래가 과거의 기술 혁신과는 "정말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고 사회에 미칠 영향의 규모도 훨씬 크지만, 각국 정부와 지도자들이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미·중은 AI 분야의 양대 강국으로 사실상 협력의 핵심 당사자로 꼽힌다. 게다가 게이츠의 발언은 다음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미·중 간 AI 거버넌스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만 구체적으로 미중간 대화에서 어떤 내용이 테이블에 오를지는 불확실하다.

게이츠는 각국 지도자들이 전문가들을 모아 AI 시대에 대비한 제도적 준비가 어느 정도 갖춰졌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가 꼽은 시급한 위험은 △일자리 대체 △AI를 활용한 범죄와 감시 △아동과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 세 가지다.

특히 게이츠는 아동 보호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지금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미성년자의 정서적 의존을 유발할 수 있는 AI 동반자 앱에 규제를 가한 것을 사례로 들면서다.

게이츠는 많은 미국인들이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첨단 로봇 기술 관련 연구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짚었다.

미중 양국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24년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AI 관련 첫 실무급 회담을 열고 핵무기 사용 결정은 AI가 아닌 인간이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양국이 AI의 개발·활용과 관련해 도출한 유일한 고위급 합의로 알려졌다.

최근 미·중이 최첨단 AI 모델과 로봇 개발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서도 공통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SCMP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개발한 최첨단 AI 모델이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해킹하는 등 AI를 악용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테러단체의 AI 악용과 같은 공동 우려 분야에서 미·중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26일 게이츠가 중국에서 시 주석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르면 11월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이 자리에서 AI가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게이츠는 2023년 시 주석과 마지막으로 만났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 주석이 처음으로 만난 외국 기업계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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