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섭의 Fin포인트] 금감원 지방이전설에 은행, 소비자가 '긴장'…분담금이 뭐길래

  • 금감원 예산 70% 이상 감독분담금으로 충당

  • 수도권 집중된 검사 대상…이전 시 운영비 증가 우려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지방이전 결사저지를 위한 예금보험공사·금융감독원 노동조합 공동 대응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의 지방 이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이전에 따른 비용 문제로 쏠리고 있다. 금감원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감독 대상 금융회사들이 부담하고 있어서다. 이전 이후 검사·감독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면 감독분담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금감원도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기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당초 9월께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됐지만, 지방정부와 노동조합의 의견을 듣고 공론화 절차 등을 거쳐 10~11월께 관련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금감원을 비롯한 이전 대상 기관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의 속도가 다소 늦춰진 모습이다.

금융권이 금감원 이전 문제를 예의주시하는 배경에는 금감원의 재원 구조가 있다.

금감원은 일반적인 행정기관과 달리 금융회사를 검사·감독하는 대가로 걷는 감독분담금과 기업이 주식·채권 등을 발행할 때 내는 발행분담금, 한국은행 출연금 등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금감원의 올해 예산 중 감독분담금은 약 3537억원 수준으로, 전체 예산의 73%를 차지한다. 나머지 수입원 역시 주식·채권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낸 기업들이 내는 발행분담금이 대부분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감독분담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감독기관인 금감원이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수도권을 떠나게 되면 검사에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 본점의 91.6%, 금감원 현장검사 대상의 88.3%가 수도권에 있다. 올해 예정된 현장검사는 707회로 투입 규모는 연인원 2만8229명이다. 지방이전이 이뤄지더라도 금융회사는 수도권에 남아 있는 만큼 검사 인력의 '역출장'이 불가피하다.

이전에 필요한 일회성 비용 역시 분담금에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본부를 부산으로 옮긴 해양수산부의 이전 관련 예산은 1189억원이었다. 당시 이전 대상인 해수부 본부 직원은 약 700명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금감원 직원은 2450여명으로 이보다 3배 이상 많다. 기관별 조직과 업무 특성이 다른 만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이에 상응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은 이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감독분담금 규모는 2021년 2317억원에서 올해 3537억원으로 5년 사이 53.6% 늘었다.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금감원의 현재 재원 구조가 유지된다면 추가 운영비가 감독분담금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감독분담금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인 만큼 비용 부담이 누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금융상품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져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방 이전 여부를 논의할 때는 지역균형발전뿐 아니라 감독 효율성과 비용 문제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전 방식과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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