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부엉이 ‘듀오’가 각종 밈(meme)을 활용한 콘텐츠로 인스타그램 피드를 누빈다. 오프라인에서는 생일카페와 불교박람회, 대학축제까지 등장하고 있다. 외국어 학습 앱 ‘듀오링고’가 다소 딱딱한 교육 이미지를 앞세우지 않고 캐릭터와 유머, 팬덤 문화 등 한국 시장에 자리잡은 밈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26일 마주연 듀오링고 한국대표를 만나 한국 시장에서의 현지화 마케팅과 성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마 대표는 넷플릭스와 라인 등 글로벌 IT·콘텐츠 기업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은 뒤 2024년 10월 듀오링고에 합류했다. 당시만 해도 듀오링고는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한국 시장을 전담하는 조직은 별도로 없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마 대표 합류 시기인 2024년 11월 62만명이던 듀오링고의 국내 MAU는 올해 7월 208만2084명으로 약 3.4배 늘었다. 같은 기간 ‘말해보카’는 29만명에서 31만3272명, ‘스픽’은 24만명에서 26만6546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국내 영어 학습 앱 시장이 커지는 동안 듀오링고는 경쟁 앱과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모바일인덱스 코어 오디언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영어 앱 사용시간 상위 20% 이용자 가운데 듀오링고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7.1%로 가장 높았다. 최근 이 같은 성장과 함께 이용자가 매일 다시 앱을 찾게 만드는 듀오링고의 반복 방문 전략도 게임 등 국내 앱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마 대표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듀오링고의 포지셔닝이었다. 그는 “교육으로만 보이지 않게 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더 가까이 가려고 했다”며 “지금의 우선순위도 한국 이용자들에게 지루한 어학 공부 앱으로 인식되지 않으면서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략을 한국에서 잘 보여준 것이 ‘고삐 풀린’ 느낌의 부엉이 캐릭터 ‘듀오’다. 듀오 특유의 ‘선을 넘는’ 유머가 어느 정도까지 통할지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춰 표현 방식을 조율하는 것은 마 대표의 역할이다.
마 대표는 밈과 캐릭터로 관심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지난 6월 진행된 글로벌 듀오링고의 ‘스트릭 리바이벌(연속 학습기록 되살리기)’ 캠페인을 한국식으로 풀어낸 ‘듀오 생일파티’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아이돌 팬덤의 생일카페 문화를 접목한 것이다.
듀오링고는 6월 한 달간 용산, 홍대, 성수 카페에서 듀오의 생일파티를 열고 연속 학습 기록을 인증한 방문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 방문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인증하면 추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앱 이용을 오프라인 행사와 SNS 확산으로 연결했다.
이처럼 밈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를 다시 앱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은 듀오링고의 핵심이다. 마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도 MAU가 아닌 일간활성이용자(DAU)다. 듀오링고의 국내 일평균 DAU는 올해 5월 약 105만명에서 7월 114만명으로 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올해 6월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듀오링고의 핵심 지표로 DAU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듀오링고의 코어는 DAU다. 언어 학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라며 “이용자가 매일 다시 앱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데 집중했고, 이것이 국내 앱 시장에서도 주목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불교박람회와 대학축제, 아이돌 협업 등으로 이용자 접점을 넓혀왔다. 마 대표는 특히 올해 4월 불교박람회 참여를 글로벌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한국 시장의 문화적 맥락을 현지에서 판단해 실행한 사례로 꼽았다.
마 대표는 “문화권마다 받아들이는 선이 다르다”며 “다른 국가에서는 종교와 연관 짓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한국에서는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박람회를 찾는다. 실제로 불교박람회는 MZ세대가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불교박람회에 참여했고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8월 아이돌 그룹 에이티즈와 협업한 인스타그램 콘텐츠로 K팝 팬덤과의 접점을 넓혔다. 해당 협업 콘텐츠는 이후 다른 국가의 듀오링고 채널로도 확장됐다.
마 대표는 “하루 끝에 생산적인 무언가를 하나 했다는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며 “듀오링고가 나를 위한 생산적인 숏폼처럼 자리 잡고 그게 습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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