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에페'로 또 잭팟 노리는 한미약품… '가격·공급망'으로 마운자로·위고비에 도전장

  • 한미약품, 3조 기술수출에 소식에 기대감 '쑥쑥'

  • "체중 감량·근육 보존, 차세대 치료제로 급부상"

  • K비만약 '에페' 관심도↑… '가격·공급망' 승부처

한미약품 본사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이 미국 바이오기업 제넨텍에 비만 신약 후보물질 'HM17321' 개발권을 최대 23억 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국내 제약산업 사상 단일 신약 후보물질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잭팟'을 터뜨렸다는 평가다. 이에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만·대사질환 파이프라인 성과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넨텍에 기술수출된 'HM17321'은 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은 유지하도록 설계된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비인크레틴 계열인 유로코르틴2(UCN2) 유사체로, 비임상 연구에서 단독 투여는 물론 GLP-1 계열 치료제와 병용 투여했을 때도 체중 감량과 체성분 개선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시장에선 이번 계약이 '근육 보존'이라는 새로운 기전의 가치를 시장이 인정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HM17321이 임상 초기 단계임에도 대규모 계약이 체결된 것은 기존 GLP-1 계열 비만약의 한계인 근손실을 보완하며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잡는 차세대 비만 치료 패러다임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업계

그간 한미약품이 비만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추진해 온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으면서 회사가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HM11260C)'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에페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이르면 오는 10월 허가가 예상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에페는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40주차 중간 결과 평균 체중 감소율 9.75%를 기록했다. 위약군의 감소율(0.95%)과 비교하면 뚜렷한 체중 감소 효과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마운자로 매출은 3232억원, 위고비 매출은 1040억원이다. 두 제품의 분기 매출 합계만 4000억원을 넘는다

특히 마운자로의 독주 체제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마운자로는 작년 8월 국내 출시 이후 그해 4분기 매출에서 이미 위고비를 앞질렀고, 올해 1분기에는 격차를 3배 이상으로 벌렸다. 의약품 데이터 분석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주사형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마운자로의 점유율은 78%, 위고비는 15% 수준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미약품은 에페를 경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선 마운자로 초기 투여 용량의 약국 판매가(월 31만~35만원대)보다 낮은 수준에서 에페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HM15275·HM17321·HM500197·소네페글루타이드·LA-UCN2 등 6개 파이프라인으로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마운자로와 위고비가 양강 체제를 굳힌 국내 비만약 시장에서 한미약품은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 공급망, 한국인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국내 시장부터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인영 한미약품 부사장은 "HM17321의 차별화된 과학적 기전과 개발 잠재력이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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