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현대차 임협 잠정합의…그룹 전체 노사협상도 풀리나

  • 기본급 10만원·성과금 400%+1270만원 합의

현대차 노사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사.[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아직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지만 일단 큰 산을 넘었다. 현대제철에 이어 현대차 교섭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만큼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다른 계열사의 노사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11일 만에 잠정합의…1인당 인상 효과 4000만원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에서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제17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을 비롯해 성과금 400%+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 여름 휴가비 20만원 인상 등이 담겼다. 기술직(생산직)은 내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 등 총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에 따른 조합원 1인당 임금 인상 효과가 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교섭의 주요 쟁점이었던 상여금 인상 문제는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년 연장의 경우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시행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신사업·신기술 추진 경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노조는 한때 전면파업까지 돌입하며 사측과 각을 세웠지만 한 발씩 물러서면서 111일 만에 합의점을 찾았다. 올해 파업 시간은 조합원 1인 기준 총 60시간, 주야간 2교대 생산라인 기준으로는 120시간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를 약 5만5200대, 매출 차질액을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는 31일 전체 노조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현대차의 올해 임금협상은 최종 마무리된다. 사측은 노조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배상 가압류 10건을 모두 해지하기로 했다.

◆기아·계열사 교섭도 영향…원·하청 문제는 변수

현대차의 잠정합의안 마련은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그룹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맏형인 현대차 잠정합의안은 그룹 임단협의 기준점으로 작용돼 왔다. 기아 노조는 이날 사측과 교섭에 돌입했다. 기아는 지난 20일 3차 제시안으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00%+1200만원, 자사주 45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특별포인트 50만원 등을 제안했다. 노조가 사측 제시안을 수용하면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하게 된다.

협상 중인 현대모비스 등 부품 계열사의 노사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완성차 생산은 수많은 부품이 적기에 공급돼야 하는 구조인 만큼 핵심 파업이 현실화하면 현대차·기아 생산라인에 영향을  끼친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도 변수로 남아 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현대차의 사내하청 생산직과 구내식당 근무자, 보안요원 등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교섭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임금협상 결과는 통상 그룹 계열사 교섭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해 왔다"면서도 "계열사의 교섭과 원·하청 문제 등 변수가 남아 있어 그룹 전체의 노사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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