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인근에서 장기간 악취·유해물질 우려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NC메디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이 마침내 비주거 지역으로 이전한다.
기장군과 업체가 이전 원칙에는 전격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이전 후보지와 완료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예상되는 이전 비용만 200억~300억원에 달해, 향후 실제 부지 확보와 주민 동의, 신속한 행정 절차 이행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기장군은 24일 NC메디와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의 비주거지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은 업체가 주거지가 없는 지역을 이전 부지로 찾아 확보하고, 여기에 수반되는 모든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는 것. 기장군은 적법한 절차와 주민 동의를 전제로 관련 행정 절차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정관읍 아파트 및 학교 밀집 지역과 인접한 해당 소각시설은 지난 15년여간 주민들의 거센 이전·폐쇄 요구를 받아왔다. 다만 이번 협약은 이전을 위한 '출발선'에 선 단계다. 구체적인 이전 부지는 아직 압축되지 않았다.
NC메디 총괄본부장은 "회사 내부적으로 이전 부지를 검토해 온 것은 맞지만, 지금은 구체화된 후보지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오늘 협약을 계기로 주거지와 충분히 이격된 부지를 찾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주거지와의 구체적인 '최소 이격 거리' 기준 역시 미정이다. NC메디 관계자는 "업체와 기장군, 그리고 주민들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앞으로 조율해야 할 부분"이라며 "업체 기준에선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해도 주민들은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성빈 기장군수 역시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며 "업체가 여러 후보지를 물색하면 향후 군과 실현 가능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 군수는 다른 지자체로 옮기는 '관외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기장군 내 비주거 지역으로의 이전을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전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은 업체가 전액 책임진다.
강경진 NC메디 회장은 "부지 매입비와 시설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 200억~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장군이 이전 비용을 단 1원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협약서에 명시됐다.
자금 조달 계획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계획 없이 이런 대규모 사업을 준비하는 업체는 없다"며 "구체적인 조달 방식을 지금 밝히긴 어렵지만 내부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 또한 "기장군이 입지 선정과 행정 절차 측면에서 든든한 역할을 해준다면, 나머지 비용은 회사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최종 이전 완료 시점 또한 확정되지 않았다. 우 군수는 "임기 내에 완전한 이전까지 마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면서도 "부지 매입부터 설계, 인허가, 시설 건립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늦어도 임기 내에 '이전 부지 확정과 이전 결정' 단계까지는 마무리하겠다"는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협약서에 구체적인 이전 완료 시한이 명시되지 않은 만큼, 향후 군과 업체가 얼마나 빠르고 촘촘한 이행 일정을 내놓는지가 협약의 실효성을 입증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소각장이 완공될 때까지 기존 시설의 환경 관리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기장군은 이전 완료 시점까지 현 시설에 대한 환경 관리·감독을 강화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NC메디 측도 자체적인 수치 측정과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의 수시 점검을 통해 배출 수치를 기준치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불안과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이전 완료 전까지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회장은 "우리 시설은 30년 전부터 운영되어 왔는데, 이후 인근에 정관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기존 산업시설과 주거지가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짚었다. 이어 "아무리 합법적인 시설이라도, 마치 어린이 놀이터 옆에서 공회전하는 노후 경유차처럼 주민 입장에선 바람직한 환경이 아닐 수 있어 이전을 고심해 왔다"고 털어놨다.
기장군은 이번 협약이 15년 묵은 정관 주민의 숙원을 푸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 군수는 "군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인 만큼, 업체와 함께 이전 부지를 찾고 행정 절차를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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