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조, 김회승 청와대행에 "언론 독립성 훼손" 유감

  • 임명 8일 전에도 사설 작성

청와대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사진=연합뉴스]
김회승 전 한겨레 논설위원이 지난 20일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되면서 현직 언론인의 정치권력 직행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까지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하는 논설을 써온 언론인이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공직자로 자리를 옮긴 만큼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김 전 논설위원의 청와대행에 대해 "한겨레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김 전 논설위원은 청와대 춘추관장 임명 사실이 알려지기 불과 8일 전까지 사설을 작성했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절차 등을 감안하면 권력을 비평하는 논설위원으로 활동한 시점과 권력기관의 고위공직자로 임명된 시점 사이에 사실상 유예기간이 없었던 셈이다.

한겨레신문지부는 논설위원과 춘추관장이 수행하는 역할의 차이에도 주목했다. 논설위원은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의 정책과 행위를 비평하며 언론사의 견해를 형성하는 반면, 춘추관장은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취재 활동을 지원하고 언론 소통을 총괄한다.

이에 따라 권력을 비평하던 인사가 곧바로 해당 권력의 언론 대응을 담당할 경우 과거에 작성한 논설과 판단의 독립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이 한겨레 내부에서 권력을 취재하고 비판하는 기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겨레 취재보도준칙은 언론이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독립성을 훼손하거나 권력 개입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행동을 경계하고 있다.

한겨레신문지부는 과거 한겨레가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행을 비판했던 사례도 거론했다. 한겨레는 2015년 사설에서 최소한의 '완충 기간' 없이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로 이동하는 것을 비판한 바 있다.

노조 측은 "당시 비판의 대상이 박근혜 정부와 그 정부의 청와대로 직행한 언론인들이었다"며 "정부가 달라졌다고 언론윤리의 기준까지 달라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겨레가 다른 언론인과 권력에 요구해온 원칙을 한겨레 출신 언론인과 현 정부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인사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겨레신문지부는 현직 언론인을 충분한 유예기간 없이 핵심 보좌진으로 영입하는 것이 언론과 권력 사이에 필요한 긴장과 거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에 현직 언론인의 정치권력 직행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윤리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공직 제안이나 지원 사실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관련 취재·논평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겨레신문지부는 "언론의 독립은 실제로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있는 것뿐 아니라 독립성을 의심받을 행동을 스스로 경계할 때 지켜진다"며 "어떤 권력과도 거리를 두고 감시와 비판의 책임을 다한다는 독자의 믿음이 한겨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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