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뿌리던 드론이 커피까지 나른다" 베트남, 농업·물류 판 바꾸는 UAV

  • 농약 살포 넘어 정밀농업·물류·재난 대응으로 활용 영역 확대

논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 사진AgriDrone
논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 [사진=AgriDrone 제공]
베트남 농촌의 풍경이 드론을 중심으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베트남 남서부 지역에 위치한 메콩델타에서는 이미 1만대의 드론이 농약과 비료 살포 등에 활용되고 있고 북부 산악지대인 디엔비엔에서는 수확한 커피를 산 아래로 나르는 실증 시험까지 마쳤다. 베트남은 현장 활용을 넘어 국가급 시험장과 연구시설 구축을 추진하며 드론을 중심으로 한 '저고도 경제'를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7일(현지 시각) VnExpress 등 현지 매체가 VNPT UAV Lab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베트남 메콩델타에서는 약 1만대의 드론이 농약과 비료 살포, 정밀농업 등에 투입되고 있다. 남부지방 껀터에서만 올해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살포하는 벼 재배 면적이 4000ha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 현장에서 드론이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에는 생산 효율이 있다. 팜 닥 바오 VNPT UAV Lab 소장은 드론을 활용하면 종자 사용량을 45%, 비료를 30%, 관개용수를 2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성은 약 12% 높아지고 전체 생산비는 최대 40% 줄어들며 농민의 이익은 1ha당 한 작기 기준 약 600만 동(약 31만 원)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드론은 농약 살포를 넘어 정밀농업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중분광 센서를 장착한 드론이 농지의 생육 상태를 촬영하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물과 비료가 부족한 곳이나 병해충 징후가 나타난 구역을 찾아낼 수 있다. 이후 필요한 지역에만 물과 비료, 농약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바오 소장은 농약과 비료 살포를 드론 활용의 "초기 단계"로 평가하면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결합한 정밀농업을 "농업 분야 UAV 활용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농약 살포 넘어 데이터 수집"…농촌에서 커지는 드론 역할
기업 관계자가 UAV 배송 실증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TTXVN
기업 관계자가 UAV 배송 실증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TTXVN]

드론 활용은 평야지대인 메콩델타를 넘어 산악지역으로도 퍼지고 있다. 부이 테 주이 하노이국립대 원장은 디엔비엔과 중부고원 등에서도 UAV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두리안 농장에서는 직접 UAV를 구입하고 운용 인력을 교육하고 있다. 주이 원장은 농촌에서 저고도 경제의 확산 속도가 "도시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배경에 대해 "UAV가 농촌에서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기술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악지역인 디엔비엔에서는 드론이 물류 영역까지 진입했다. 지난 9월 므엉앙 커피 산지에서는 118차례 UAV 비행을 통해 수확한 커피 약 6t을 생산지에서 가공·생산 지역으로 옮겼다. 1회 비행당 적재량은 50kg이었다. 므엉앙에서는 농약 살포 실증도 진행 중이다. 경사가 있는 1ha 농지에서 사람이 직접 작업하면 3~4시간이 걸리지만 UAV를 이용하면 7~10분 안에 작업을 마칠 수 있다.

이 사업은 디엔비엔성이 지난 6월 허가한 UAV 규제 실증 프로그램의 하나다. 응우옌 바 아인 디엔비엔성 과학기술국 부국장은 현재까지 결과를 '초기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행경로와 거리, 적재중량, 운송 목적 등에서 기본적인 요구조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디엔비엔성은 농산물과 생산자재 운송 외에도 의료물류와 필수품 배송, 디지털 측량, 산림·토지 관리, 재난 대응, 수색·구조 등으로 UAV 적용 분야를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기업은 UAV 비행 시험·실습센터와 생산공장, 기술 전시·교육센터 등 3개 사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예상 투자 규모는 총 2000억동(약 103억원)에 육박한다. 이와 관련해 디엔비엔에서 진행되는 규제 실증은 2027년 5월 말까지 이어지며 목표 비행횟수는 약 6000회다.
 
농촌 실증에서 국가산업으로…2030년 시험장 3곳 구축

베트남 정부도 UAV를 개별 농업기술이 아닌 국가 산업으로 키우는 구상을 내놨다. 베트남 정치국은 지난달 28일 저고도 공간을 국가 자원이자 새로운 성장 공간으로 규정하고 기술과 인프라, 데이터 분야의 자립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베트남은 생산에 사용되는 주요 UAV 기종의 국산화율을 2030년까지 30~40% 이상으로 높이고 2045년에는 8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국가급 UAV 비행시험장 3곳과 최소 1곳의 국가 연구·시험센터도 가동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저고도 경제를 2045년까지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담당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험비행구역과 비행제한구역, 비행금지구역을 구분하고 등록과 식별, 허가, 운항, 감독 등을 아우르는 관리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응우옌 반 투엇 베트남 과학기술부 디지털경제·디지털사회국 부국장은 베트남이 현재 저고도 경제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와 표준, 주파수, 전문인력 정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면서도 법적 틀이 모두 완성될 때까지 실제 적용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베트남의 UAV 산업은 메콩델타의 1만 대 농업용 드론과 디엔비엔의 산악물류 실증을 통해 실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법적 체계와 부처 간 협업, 복잡한 지형과 기상, 인프라와 전문인력 부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장 실증을 국가 산업으로 연결하려면 운항 기준과 관리체계, 전문인력을 함께 갖추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