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 출연 배우의 집 앞에서 보수단체가 항의를 하는 등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유해진이 결국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됐다.
7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신변보호 요청을 접수하고 안전조치를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매니저를 통해 유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으며 112시스템 등록과 함께 주거지 인근 순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일 신자유연대와 벨라도 등 보수 성향 단체 회원 50여 명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유 씨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화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틀 뒤인 6일에도 이들은 유 씨가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서울 종로구 버거킹 본사 앞에서 “버거킹 불매”를 외쳤다. 또 보수 성향 커뮤니티 등에선 유해진을 향한 협박성 발언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유 씨의 소속사는 “불법 행위로부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또한 배우에 대한 위해나 협박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집회 등은 법에 따라 엄정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암살자(들)’은 지난 1974년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로, 당시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겨냥해 총을 쐈으나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고 당시 수사당국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영화는 사건의 배후로 박정희 정권을 암시하는 설정을 넣어 역사 왜곡 의혹에 휩싸였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측은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으면 안된다”며 국회 문회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허진호 감독과 제작사 대표 및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측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국감장은 사상 검증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며 맞서고 있다.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자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영화 내용을 가지고 국감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며 “영화 내용을 점검하기 위해 창작자를 국회에 불러오는 일은 양당 간사가 합의하더라도 허락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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