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VIG가 노리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진짜 결합 가치'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사진아주경제DB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사진=아주경제DB]
2004년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했을 때, 항공시장이 주목한 것은 커진 덩치만은 아니었다. 파리 샤를드골과 암스테르담 스키폴이라는 두 허브의 노선망이 연결되면서 생기는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두 회사는 합친 뒤에도 각 항공사의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대신 노선과 운항시간을 맞추고, 환승과 판매 같은 필요한 부분은 서로 연결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스타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VIG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공사 두 곳을 그냥 따로 갖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스타의 단거리 노선과 에어프레미아의 장거리 노선을 연결할 수 있다면, 두 회사가 따로 있을 때는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스타가 방콕에서 인천으로 승객을 싣고 오고, 에어프레미아가 인천에서 LA로 운항한다고 해보자. 별개로 운영하면 각 항공사는 방콕–인천과 인천–LA 수요를 따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운항시간과 발권, 수하물 연결을 갖추면 방콕–인천–LA 여정을 하나의 상품으로 팔 수 있다.

노선은 하나씩 늘어나지만, 연결 가능한 시장은 기존 노선과 맞물리면서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것이 항공산업의 '네트워크의 경제'다.

물론 대주주가 같다고 환승객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단거리 항공편은 장거리 출발 전에 충분한 환승 시간을 두고 도착해야 한다. 예약과 발권, 수하물 연결뿐 아니라 앞 항공편의 지연으로 연결편을 놓친 승객을 누가 책임질지도 정해야 한다. 총여행시간과 운임이 경쟁력이 있어야 실제 예약으로 이어진다.

운수권도 변수다. 국제선은 국가별 항공 협정에 따라 취항과 공급 확대의 조건이 다르다. 같은 지배 주주 아래 있다고 각 회사의 운수권을 내부 자산처럼 자유롭게 옮겨 쓸 수는 없다. 각자의 취항 권한과 노선을 유지하면서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

비용을 줄일 여지도 있다. 이스타는 보잉 737,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을 운용한다. 기종이 달라 조종사와 정비 체계의 통합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대신 항공유와 공항 조업은 공동 구매로 협상력을 높이고, 판매, 마케팅과 일부 지원 기능은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구매 규모의 효과와 '범위의 경제'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한 회사로 합병할 필요는 없다. 이스타는 단거리 저비용항공사의 장점을,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사업모델을 살리면서 필요한 부분을 연결할 수 있다. 회사는 둘이지만 네트워크와 공통 비용은 하나처럼 관리하는 방식이다.

사모펀드는 여기에 투자금 회수라는 목표와 시한을 더해 판단한다. VIG에 중요한 것은 항공사 한 곳이 더 생겼다는 사실보다 함께 보유할 때 더 큰 기업가치를 만들 수 있느냐다.

두 항공사의 결합 가치는 각 회사의 가치에 시너지를 더한 것이다. 이때 시너지는 두 회사의 연결로 추가로 얻는 현금흐름에서 연결에 필요한 비용과 투자액을 빼고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환승객이 예상보다 적거나 시스템 연결에 돈이 많이 들면 그 가치는 줄어든다. 추가 자본투입이 필요하면 투자금 회수 부담도 커진다. '1+1=3'은 기대를 표현하는 말이지 결과를 보장하는 공식은 아니다.

향후 두 회사를 함께 매각하는 전략을 택한다면 시장에 내놓을 것은 항공사 두 개를 넘어 인천에서 아시아 중단거리와 미주 장거리를 잇는 네트워크가 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연결이 제대로 되고 이익이 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VIG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한다면 항공사 두 개를 보유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따로 있을 때는 만들지 못했던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것이 '진짜 결합 가치'를 가르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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