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장기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첨단산업에 최대 16년간 투자하는 8800억원 규모의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이 펀드 투자 대상은 차세대 반도체, 첨단 바이오·방산 등이다. 단기 성과와 회수에 치우친 기존 정책금융의 한계를 보완하고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인내자본’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초장기기술투자펀드 위탁운용사 모집공고를 내고 운용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프로그램 중 하나다. 금융위는 올해 총 88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재원 중 상당 부분은 정책자금으로 채운다. 첨단전략산업기금 6000억원과 재정 800억원 등 6800억원을 마련해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낮춘다.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기술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투자기간도 최대 7년으로 설정했다. 펀드 존속기간도 13~15년으로 설정하고 한 차례 1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기술기업은 창업 이후 기업공개(IPO)나 기술 상용화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기존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단기 성과와 회수를 중시해왔다.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초기 연구개발(R&D)부터 스케일업, 상용화 단계까지 자금이 끊기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 쏠림도 막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제외한 분야에 주목적 투자액 40% 이상을 투자하도록 의무화했다. AI·반도체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바이오와 방산 등 장기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로 투자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르면 연말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위탁운용사는 10월께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하반기 중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분야를 투자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초장기기술투자펀드가 계획대로 운용된다면 기술 개발 기간이 길고 사업화 불확실성이 큰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장기투자라는 특성상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운용사의 선별 능력과 사후관리 역량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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