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노하우로 빚어낸 1만3000마리 빛의 향연
에버랜드는 지난달 24일부터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 축제'를 진행 중이다. 매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로스트밸리 교육장에서 15분가량 진행되는 이 체험은 올해부터 전면 무료로 개방됐다. 생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한 에버랜드 측의 배려다. 관람 문턱을 낮춘 결과 개막 보름 만에 누적 방문객이 3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관람객들은 캠핑장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에서 영상을 통해 반딧불이 생애를 먼저 학습한다. 이후 빛이 완벽히 차단된 숲 체험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모든 조명이 꺼지고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는 순간 관람객들의 숨죽인 감탄과 함께 1만3000여 마리가 뿜어내는 연둣빛 형광 점들이 허공으로 둥둥 떠오른다.
반딧불이에게는 치열한 생존과 사랑의 몸짓이지만 묘하게도 이를 지켜보는 관람객에게는 정반대의 평온함이 스며든다. 어둠 속 연둣빛 불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했던 마음이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이 부드러운 불빛을 위해 에버랜드 주키퍼(사육사)들은 꼬박 1년을 매달린다. 반딧불이는 알에서 깨어나 10개월간 물속에서 다슬기 등을 먹고 자란 뒤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된다. 하지만 성충으로 짝을 찾으며 불빛을 내뿜는 기간은 고작 2주 남짓에 불과하다.
김진목 주키퍼는 "반딧불이는 깨끗한 1급수와 빛이 없는 청정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예민한 곤충"이라며 "에버랜드는 1998년부터 28년간 축적해 온 인공 번식 및 사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년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의 여름밤은 고요한 생태 체험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가 저물고 어스름이 깔리면 하루 18시간 가까이 웅크리고 잠을 청하던 맹수들의 진짜 야성이 깨어난다.
오후 9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는 '썸머 나이트 사파리'는 소음이 적은 특수 EV 버스에 탑승해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들으며 야생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어둠이 내리고 야행성 본능을 온전히 드러낸 맹수들의 움직임은 낮과는 다르다. 버스의 큼직한 통유리창 너머로 맹수들이 조용히 다가오는 순간에는 짜릿한 스릴이 배가된다.
사자 왕국 라이온 사바나에 들어서면 어둠 속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일반 사자보다 덩치가 다소 큰 백사자들이 무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선 모습은 시선을 압도한다. 암사자들 역시 낮의 나른함은 온데간데없이 매서운 야성을 뿜어낸다.
천연기념물 반달가슴곰은 기구 속 건빵을 앞발로 쳐서 꺼내 먹는 영리함으로 눈길을 끈다. 사파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유라시아 불곰은 키 2.8m, 몸무게 400㎏에 달하는 거구다. 체온이 38도를 넘어 더위에 취약한 이들은 전용 물놀이터 '캐리비안 베어'에 몸을 담그고 수영을 즐기며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거친 야성의 숨결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앙증맞은 생명체와 교감할 차례다. 최근 에버랜드 동물원 최고 스타는 단연 아기 사자 '라온'이다. 지난 6월 5일 사파리월드에서 태어난 라온은 에버랜드에서 무려 8년 만에 얻은 귀한 생명이다.
탄생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어미 사자가 출산 중 예기치 못한 난산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주키퍼와 수의사들이 밤낮으로 젖병을 물리며 인공포육으로 키워냈다. 위기를 넘기고 5.5㎏ 이상으로 건강하게 성장한 라온은 현재 우유를 떼고 고기를 섭취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라온은 아직 창문 너머로만 관람할 수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주말에는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 사이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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