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빌드업] 메시·호날두 은퇴 시사…저무는 '메날두 시대'

  • 20여 년간 축구계 양분하며 대기록 쓴 두 전설, 나란히 마침표 준비

  • 최근 결혼한 호날두, 인터뷰서 내년 5월 은퇴 시사

  • 부친상 겪은 메시, 현역 연장 불확실성 내비쳐

메시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버지를 추모하며 깊은 슬픔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메시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버지를 추모하며 깊은 슬픔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지난 20여 년간 세계 축구계를 양분하며 팬들을 열광시켰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의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4년 FC바르셀로나(스페인), 2002년 스포르팅(포르투갈)에서 각각 프로 무대 첫발을 내디딘 메시와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각각 8회, 5회 수상하며 전례 없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이외에도 통산 득점 등 축구사의 굵직한 기록들을 모두 갈아치웠다.

화려했던 전성기를 뒤로하고 이제 두 선수도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메시가 현역 연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비친 데 이어 호날두 역시 다가오는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호날두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공개된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보그와 인터뷰에서 현역 은퇴를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올해가 어쩌면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다"며 "그라운드를 떠날 때 멋진 유산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가대표팀이나 주요 대회에서의 은퇴를 언급한 적은 있었지만 프로 선수로서의 은퇴 시기를 명확히 암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청사진도 그렸다. 호날두는 "미래를 모두 계획해뒀다"며 "축구가 떠난 빈자리가 아주 크게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단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채워야 한다. 은퇴 후에도 나를 바쁘게 할 일들은 무척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이 즐기고 여행도 자주 다니며 내가 정말 좋아하는 파델을 치고 관전할 것"이라며 "지난 25년 동안 많은 희생이 뒤따랐던 만큼 그동안 나와 우리 가족이 이뤄낸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호날두의 심경 변화에는 최근 가족과 시간 및 개인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1일 10년간 교제해 온 연인 헤오르히나 로드리게스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2017년 공식적으로 열애를 인정한 둘은 쌍둥이 에바와 마테오, 딸 알라나, 딸 벨라, 그리고 호날두의 장남 호날두 주니어까지 다섯 자녀를 함께 양육하고 있다.
 
호날두의 심경 변화에는 최근 가족과 시간 및 개인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호날두의 심경 변화에는 최근 가족과 시간 및 개인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호날두가 활약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리그는 지난 13일 2026~2027시즌을 개막했다. 내년 5월에 정규 시즌이 종료된다. 그의 발언대로라면 내년 5월이 25년간 이어진 현역 생활의 마침표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개인 통산 976골을 기록 중인 그가 전인미답의 고지인 1000골 달성 여부에 따라 최종 은퇴 시점을 조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호날두의 영원한 라이벌인 메시 역시 최근 큰 정신적 충격을 겪으며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8일 20년 넘게 자신의 에이전트 역할을 해온 아버지 호르헤 메시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메시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버지를 추모하며 깊은 슬픔을 토로했다.

메시는 "아버지 없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삶을 계속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저 축구를 해왔을 뿐인데 이제 앞으로 이 일을 더 오래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시작부터 내 곁에 계셨고 끝까지 정말 조금밖에 남지 않았는데 왜 조금을 더 참지 못하고 같이 마치지 못하셨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깊은 슬픔과 심리적 부담감은 그라운드 위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메시는 최근 공식전 3경기 연속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낯선 기록을 남겼다. 그는 지난 16일 열린 내슈빌과 2026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2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으나 골대 왼쪽 아래를 향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 발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앞서 메시는 지난달 막을 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두 차례(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16강 이집트전)나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메시가 공식전에서 3경기 연속으로 페널티킥을 놓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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