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金맥 지도] 호우·폭염에 커지는 손해율…기후위기, 보험사 新리스크 부상

  • 자연재해 보장 3종보험 지급액 2년새 32%↑

  • 기후위험 대응 위한 데이터 확보 필요성 부각

사진챗GPT
[사진=챗GPT]
태풍 중심이던 자연재해 위험이 호우·홍수에 이어 폭염·가뭄 등으로 빠르게 넓어지면서 보험사의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재해 관련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는 데다 재해 유형까지 달라지면서 과거 발생 이력만으로는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보험업계에서는 변화하는 기후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측정하기 위한 데이터 확보가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풍수해·농작물재해·가축재해 등 자연재해 위험을 보장하는 3종 보험의 지급 보험금은 2023년 1조1891억원에서 지난해 1조5701억원으로 2년 새 32% 증가했다.

자연재해 관련 보험의 손해율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114.3%를 기록했으며 풍수해보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236.4%에 달했다.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부담이 커지면서 자연재해 보험의 손해율 관리와 재보험 부담도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재해의 양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풍수해보험 사고에서 태풍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9.8%에서 지난해 0.3%로 크게 낮아진 반면 호우·홍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4.9%에서 20.4%로 높아졌다. 과거처럼 태풍 발생 여부와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보험사가 직면한 자연재해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폭염은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가축재해보험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고 비중은 2023년 66.9%에서 지난해 80.3%까지 상승했다. 농작물재해보험에서도 폭염·가뭄 사고 비중이 2022년 8.2%에서 2024년 10.2%로 높아졌다.

가축재해보험 시장의 약 98%를 차지하는 NH농협손해보험의 폭염 관련 보험금 지급액도 2023년 107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297억1731만원으로 약 2.8배로 늘었다. 폭염이 일시적인 계절성 요인을 넘어 보험사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재해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위험을 측정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변화로 과거의 재해 발생 이력만으로는 현재와 미래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진 데다 같은 재해라도 지역과 시설물에 따라 피해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지성 호우나 가뭄·폭염은 같은 시기에도 지역별 피해 편차가 커 기존 지상 관측자료만으로 개별 농경지나 시설물의 위험도를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뿐 아니라 지역별·물건별 위험도를 보다 촘촘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해진 이유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위성 데이터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위성 데이터는 기존 관측 방식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넓은 지역의 공간정보를 반복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기후위험을 보다 객관적이고 시의성 있게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보험사가 위험 인수나 손해사정에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공된 위성 데이터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후위기로 보험사가 관련 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면 피해 규모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손해사정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보험업계 전반에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기후위험 관리와 손해사정 고도화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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