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기자본 상반기에만 10조 늘었다…활황 속 덩치 키우기 경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일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이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 투자 등 자기자본을 활용한 사업이 확대되며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선 데다 증시 호조에 따른 영업환경의 변화까지 더해지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 자료를 집계한 결과 국내 증권사(37곳)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12월 말 95조847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06조2814억원으로 10조4340억원 증가했다. 불과 6개월 만에 10.9% 늘어난 규모다.
 
증가액은 대형사에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11조1623억원에서 13조1922억원으로 2조299억원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8조6129억원에서 9조8181억원으로 1조2052억원, KB증권은 6조6928억원에서 7조9784억원으로 1조2856억원 증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1조2024억원에서 2조2278억원으로 1조254억원 늘었다. 자기자본 순위는 17위에서 13위로 4계단 상승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8143억원, 8087억원 자기자본을 늘렸다. 하나증권은 6158억원, 삼성증권은 5121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0조4139억원에서 10조5653억원으로 1514억원 늘어나며 자기자본 10조원대를 유지했다.
 
증권사들이 자본 확충에 나서는 것은 자기자본 규모가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대체투자 등 핵심 IB 사업의 영업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일수록 자기자본을 활용해 대형 기업공개(IPO)나 인수금융,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특히 초대형 IB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하고, 8조원 이상 초대형 IB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운용해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등에 투자하고 그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사업이다.
 
현재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다. KB증권은 6월 말 자기자본이 7조9784억원으로 8조원 기준을 불과 216억원 밑돌았다.
 
업계에서는 증권업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위탁매매 중심에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IB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자본 확충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딜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기자본이 필수적인 만큼 증권사 간 ‘몸집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기자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말 6378억원에서 올해 6월 8728억원으로 2350억원 늘었고, 카카오페이증권도 2046억원에서 2640억원으로 594억원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는 IB 사업을 하지 않지만 증시 활황으로 신용융자 등 신용공여 수요가 늘면서 관련 영업 한도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자본 확충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도 자기자본을 확대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 23곳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5조7561억원에서 올해 6월 말 8조1622억원으로 2조4061억원(41.8%) 증가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이 6033억원에서 1조6288억원으로 1조2556억원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메릴린치증권도 3606억원에서 8275억원으로 4669억원 증가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6555억원에서 1조890억원으로 4335억원 늘었으며, 맥쿼리증권도 1163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자기자본을 확대했다. 한국증시 활황 속 외국계 증권사 또한 시장 사업 확대를 위한 자본 여력 확보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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