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창업국가] '정보유출' 개발社 그대로…보안구멍 안고 달리는 '모두의 창업'

  • 개발사 교체 없이 감시체계만 추가

  • 책임 규명도 미룬채 예산소진 급급

  • 장관 공석 속 속도전, 정책 부실 우려

  • 숫자 채우기보다 사후관리 강화해야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직무대행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직무대행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중단했던 '모두의 창업' 2차 사업을 재개하면서 보안 대책을 강화했다. 하지만 1차 사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기존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사를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업 규모만 키웠을 뿐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는 13일 모두의 창업과 관련해 기존 개발사를 유지하는 대신 3개 기관과 협업 체계를 새로 꾸려 보안을 보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안 모니터링은 전문업체를 신규로 활용해 상시 담당하게 하고, 신규 기능 개발과 변경 사항에 대해서도 전문업체를 통해 보안성 점검을 거치도록 했다. 침해 사고 대응 훈련과 기술자문은 국가정보원의 협조를 받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유출 사고의 발단이 됐던 개발사와의 계약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업체를 교체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유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외주 AI 솔루션 업체에 대한 사전 검증 부재였지만, 재개 방안의 핵심은 감시 체계 추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절차도 사업 재개 이후로 미뤄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금은 책임자 처벌보다 사업 수습이 먼저"라며 "경찰 수사가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사가 완료된 뒤 처벌 여부를 따지겠다"고 말했다. 유출 경위와 책임 소재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부터 재개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중기부가 지난달부터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모두의 창업 1라운드 선정자와 간담회를 이어온 결과, 사업의 속행을 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고 설명을 더했다.

일정도 논란거리다. 2차 사업은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된 만큼 회계연도 내에 집행을 마쳐야 한다. 이에 중기부는 8월 중순 접수를 재개해 12월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국회에서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사업 내용이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예산 소진 시한에 쫓겨 보안 정비의 충분성을 검증할 시간 없이 속도를 내는 데만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기부 장관 공석 상태에서 사업 재개와 규모 확대가 결정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모두의 창업 1차 사업 당시 중기부 수장이었던 한성숙 장관이 지난 7월 국무총리로 임명됐지만 지금껏 차기 중기부 장관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두의 창업 정책의 성과 기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창업자 수를 늘리는 데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두의 창업2는 창업 진입장벽을 낮추고 청년·예비창업자의 도전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단순히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창업 숫자'를 늘리는 데 정책의 성과가 집중될 가능성"이라며 "지원금을 받은 기업이 실제 매출과 고용을 창출하고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과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