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선>은 무너져가는 공교육의 현장, 학령인구 감소, 요동치는 대입 제도 속에 초중등·고등교육의 이슈를 진단하고, 당면한 교육 현안·과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짚어봅니다. 또 한편으론 지속 가능한 대안을 탐색합니다. 때로는 우리 사회에 대한 냉철하지만 따뜻한 시선도 담겠습니다.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통치 수단은 국가 지도자의 ‘교육 비전’이다. 최고 통치자가 교육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철학적 우선순위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지적 영토와 생존 방식이 재편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난 5일 열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대통령 합동 업무보고는 그래서 뼈아픈 아쉬움을 남겼다. 40여 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유의 직설적 어조로 현행 대입 체제와 초·중등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평가의 폐해를 지적하고, 질문하는 역량과 AI 시대의 사고력 배양을 강조하는 문제의식에는 수긍이 갔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의 철학이 집약되어야 할 그 현장에서, 정작 지식 생태계의 중심이자 국가 경쟁력의 보루인 ‘고등교육(대학)’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었다. 대통령의 국정 시야에서 대학은 여전히 사교육비 감축의 하부 구조이자 대입 병목의 최종 지점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난 대입제도 인식의 핵심은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한 강한 불신과 회의였다. 대통령은 30여 년간 이어진 객관식 수능을 두고 “정답을 골라내는 기계적 반복 훈련”, “초보 컴퓨터가 (답을) 쉽게 할 수 있는 객관식 수능”이라 칭하며 평가 편의주의에 갇힌 교육 행정을 직격했다. 주관식, 서·논술형 평가로의 전환을 통해 초·중등 수업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질타는 타당하다. 하지만 이 비판의 시선은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와 입시 공정성에만 멈춰 섰을 뿐, 그 평가를 받아들여 미래 인재를 가르쳐야 할 ‘대학’의 역할로 확장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바라보는 고등교육의 비전은 ‘독립된 학술 거점’이 아닌, ‘인구학적 관점’과 ‘기능주의적 도구’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보고 답변 과정에서 드러났듯, 대통령의 관심은 사교육비 총액 감소나 통합돌봄 확대, 지방 국립대 대입 자율권 부여 등 행정적 성과와 지역 정주 인력 확보에 집중됐다. 17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로 자생력을 잃어가는 대학 재정의 구조적 폐허, 연구 중심 대학들의 세계적 경쟁력 악화, 지역대학의 특성화, 기초학문의 중요성, 해외 유수 대학과의 교류 등 대학이 직면한 중요한 현안은 단 한 차례도 깊이 있게 조명되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난 5일 열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대통령 합동 업무보고는 그래서 뼈아픈 아쉬움을 남겼다. 40여 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유의 직설적 어조로 현행 대입 체제와 초·중등 교육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오지선다형 객관식 평가의 폐해를 지적하고, 질문하는 역량과 AI 시대의 사고력 배양을 강조하는 문제의식에는 수긍이 갔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의 철학이 집약되어야 할 그 현장에서, 정작 지식 생태계의 중심이자 국가 경쟁력의 보루인 ‘고등교육(대학)’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었다. 대통령의 국정 시야에서 대학은 여전히 사교육비 감축의 하부 구조이자 대입 병목의 최종 지점에 멈춰 서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에서 드러난 대입제도 인식의 핵심은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한 강한 불신과 회의였다. 대통령은 30여 년간 이어진 객관식 수능을 두고 “정답을 골라내는 기계적 반복 훈련”, “초보 컴퓨터가 (답을) 쉽게 할 수 있는 객관식 수능”이라 칭하며 평가 편의주의에 갇힌 교육 행정을 직격했다. 주관식, 서·논술형 평가로의 전환을 통해 초·중등 수업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질타는 타당하다. 하지만 이 비판의 시선은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와 입시 공정성에만 멈춰 섰을 뿐, 그 평가를 받아들여 미래 인재를 가르쳐야 할 ‘대학’의 역할로 확장되지 못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심각한 지점이 또 있다. 대입제도 개혁을 논하는 방식에서 드러난 ‘대학 자율권에 대한 불신’이다. 대통령은 “입시 제도를 건드려 칭찬받은 예가 없다”면서도, 공정성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객관식에 의존해온 행정 편의주의를 비판했다. 그러나 입시 제도의 판을 흔들면서 정작 교육과 선발의 주체여야 할 대학의 지적 자율성과 인재 선발 권한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대학을 그저 국가가 제시한 대입 가이드라인을 수동적으로 이행하고, 산업계가 요구하는 기술 인력을 신속히 공급하는 ‘인력 양성소’ 정도로 바라보는 인식도 엿보인다.
교육은 초·중등의 기초 학력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지식 패권 전쟁이 격화되는 시대, 국가의 수준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최고 학문의 전당인 대학의 경쟁력이다. 국가 지도자가 고등교육을 단지 입시 문제 해결의 하부 구조나 지역 돌봄의 도구로 일축하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 도약은 불가능하다. 국가 지도자의 머릿속에 ‘고등교육’에 대한 명확한 국가 비전과 획기적인 정책 결단이 바로 서야 한다. 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자율성 회복이 국가 정책의 핵심 우선순위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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