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 차를 맞은 정부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국민의힘 모두에게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지난 1년이 국정 운영의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정치도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 정치가 경제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래 역할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인공지능(AI) 산업 경쟁, 공급망 재편, 저성장과 저출산, 고령화라는 거대한 변화와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어느 하나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인 정책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치가 정쟁에 머물면 국가 전략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기업은 투자 시기를 놓치고 국민은 반복되는 갈등 속에서 피로감만 커진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정권교체 자체가 아니다. 더 큰 부담은 정책의 급격한 변화와 예측할 수 없는 제도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세제와 부동산 정책이 달라지고 산업 지원 방향이 흔들리며 규제가 수시로 바뀐다면 기업은 장기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년이 걸리고, AI와 바이오 산업은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가 1~2년 단위의 이해관계에만 머문다면 국가 경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책임을 갖고 있다. 입법 과정에서 속도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공감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정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단순한 반대를 위한 야당이 아니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책무지만 국가의 미래가 걸린 과제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극한 대립보다 문제 해결을, 상대를 향한 비난보다 미래를 위한 경쟁을 바란다. 정치가 갈등을 키울수록 사회적 비용은 커지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과 기업이 떠안게 된다. 정치의 품격은 상대를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국민의힘의 혁신 논의가 단순한 지도부 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보다 누가 더 안정적인 국가 운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돼야 한다.
취임 1년 특별기획을 마무리하며 다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성장 전략도 필요하고 AI 국가전략도 필요하며 국가 시스템 개혁과 부동산 정책의 정상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제를 실현하는 힘은 결국 정치에서 나온다. 정치는 경제의 주인이 아니라 든든한 기반이 돼야 한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시대를 끝내고, 경제를 뒷받침하는 정치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다음 단계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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