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의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청년 실무인력의 대규모 이탈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직의 주축인 4·5급 직원들의 계속근무 의향이 낮은 데다 금융당국과의 협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가 안팎에서는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를 세종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예보 노동조합이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에 의뢰한 ‘지방 이전 관련 예보 구성원 설문조사 및 타당성 분석’에 따르면 직원 740명 가운데 지방 이전 후에도 계속 근무하겠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다.
젊은 직원일수록 이탈 가능성이 컸다. 종합직의 70.2%를 차지하는 4·5급 가운데 20~30대가 95%인 5급의 계속근무 의향은 9.5%에 불과했다. 근무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70%였다. 30~40대가 95%인 4급도 계속근무 의향이 21.7%에 머물렀다. 근속 5년 미만 직원 역시 12%에 그쳤다.
반면 50대 관리자급과 근속 20년 이상 직원의 계속근무 의향은 각각 55% 이상, 52.8%로 나타났다. 젊고 근속연수가 짧을수록 지방 이전을 계기로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직원들이 가장 크게 우려한 문제는 출퇴근 등 생활 여건과 자녀 교육·배우자 직장이었다. 두 항목 모두 93%에 달했다. 응답자의 99.2%가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 이탈은 예보의 업무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직원의 86.1%는 지방 이전 시 금융위·금감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업 효율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금감원 검사·공동검사 협의, 부실 정리 방식 결정, 금융위 위험 통보, 예금자 보험금 지급 등이 영향을 받을 업무로 꼽혔다.
예보는 금융회사 부실을 조기에 포착하고 금융당국과 대응 방안을 협의하는 기관이다. 부실 금융회사 정리와 자금 지원, 예금자 보호 업무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 숙련된 경력직의 이탈과 기관 간 협업 저하가 겹치면 위기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연구용역은 지역경제 파급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예보가 무자본 특수법인이어서 지방세 기여가 크지 않고, 기금 운용도 국공채·은행채·예치금 등 안전자산으로 제한돼 지역 투자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직접적인 세수·투자 효과가 제한적이더라도 지역 인재 채용과 소비 확대 등 간접 효과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방 이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예보의 위기 대응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서울사무소 유지와 핵심 인력 순환근무, 금융위·금감원과의 상시 공동 대응체계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전 찬반에 앞서 인력 이탈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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