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노크'…정의선 "브라질, 갈 길 멀다"

  • KAI·대한항공, 엠브라에르와 150~200석 신사업 참여 추진

  • 희토류·AI헬스케어·현지생산 확대…류진 "한·브라질 원팀"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K-뷰티 기업 전시 부스를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K-뷰티 기업 전시 부스를 둘러보며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이 항공기 부품 공급을 넘어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 참여를 추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지 생산 기반을 토대로 수소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항공우주와 핵심광물,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차세대 민항기다. 브라질 엠브라에르는 기존 70~120석급 중소형 항공기에서 150~200석급 중형 항공기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은 엠브라에르와 각각 별도 협의를 통해 공동개발 참여 가능성을 논의했다.
 
KAI는 엠브라에르와 민항기·항공우주 분야 협력 MOU도 체결했다. KAI는 현재 민항기 날개 구조물과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구조물을, 대한항공은 항공기 동체와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기존 부품 공급보다 역할을 확대해 설계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라질 상파울루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초기 단계이지만 기존의 부품 공급 협력보다는 훨씬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실질적으로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 참여 방식과 규모는 경제성 검토와 기업 간 협상을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시장에서 3년 연속 연간 판매량 20만대 달성을 앞둔 현대차는 친환경차와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협력 축으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2012년 브라질 현지 생산을 시작한 뒤 10개 계열사가 진출하며 현지 4위 자동차 업체로 성장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행사에 앞서 브라질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갈 길이 멀다”며 “중국도 요새 세게 (현지 마케팅을) 하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시장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포스코그룹이 브라질을 단순한 원료 수입처가 아닌 공급망 구축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브라질 광물기업 메테오릭 리소시스와 희토류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철광석 중심인 기존 협력을 희토류 등 전략광물로 확대할 방침이다.
 
SK바이오팜은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와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협력에 나선다. 양사는 뇌전증 치료제 협력에 이어 디지털 치료와 의료데이터 활용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네이버는 브라질 정부와 AI 돌봄서비스 협력을 검토하고 브라질을 중남미 AI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지 생산 투자도 이어졌다. LG전자는 이달 브라질 파라나주 냉장고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으며, 삼성전자는 약 5000명의 현지 인력과 생산 기반을 토대로 디지털 전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페트로브라스의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사업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조선소 및 기자재 업체와 협력을 확대한다.
 
K-뷰티 기업들도 브라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3년 전보다 약 5배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 등은 현지 법인과 유통망을 기반으로 제품군과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을 계기로 한·브라질 원팀이 출범하기를 희망한다”며 “양국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 공급망까지 한 팀이 돼 세계 시장으로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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