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의 절반 이상을 떠안고 40년간 환경·재산 피해를 감내해 온 충남에 국가 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통합본사를 설치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28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만나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기후부 소관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일괄 이전 △태안화력 2호기 폐지 일정 한시 연장 등을 건의했다.
지난 2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김정호 위원장과 이소영 여당 간사를 만나 통합본사 충남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한 데 이어 8일 만에 주무 부처 장관을 상대로 유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박 지사는 충남 서해안이 국가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전력 생산·송전 기반을 갖춘 데다 수소와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입지로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충남의 수소 생산량은 현재 연간 42만 톤으로, 도는 이를 2030년까지 86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소발전과 수소도시 조성, 수소 전문기업 육성 등을 통해 서해안 일대에 친환경 수소산업 벨트도 구축하고 있다.
보령·태안 앞바다에는 2037년까지 35조8000억원을 투입해 총발전용량 5440㎿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박 지사는 지난 40년간 국가 에너지 공급의 대동맥 역할을 해온 화력발전소와 송전 인프라가 향후 국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핵심 기반시설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에는 전국 5개 화력발전 공기업 가운데 한국중부발전과 한국서부발전 본사가 각각 보령과 태안에 자리 잡고 있다. 당진에는 한국동서발전의 주력 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5개 발전공기업이 운영하는 발전설비 52기 가운데 충남에 설치·가동 중인 설비는 28기로 53.8%를 차지한다.
도내 발전용량은 1만9096㎿로, 전체 5만1985㎿의 36.7%에 달한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 폐지가 본격화하면서 발전소 소재 지역의 경제와 고용 기반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보령화력 1·2호기와 태안화력 1호기 등 3기가 이미 폐지됐으며, 2038년까지 21기가 추가로 문을 닫을 예정이다.
도는 발전소 폐지가 일자리 감소와 상권 위축, 인구 유출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 지사는 국가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친환경 에너지 생산·송전 기반을 갖춘 충남에 통합본사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해양·대기오염과 송전선로에 따른 환경·재산 피해를 감내해 온 보령·당진·태안·서천 등 발전소 소재 지역의 희생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충남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은 지난 27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통합본사 유치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기후부 소관 공공기관의 충남혁신도시 일괄 이전도 강하게 건의했다.
석탄화력 폐지에 대응해 미래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충남의 지역적·산업적 특성을 고려하면 관련 공공기관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충남은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수도권 공공기관 1차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혁신도시 지정마저 늦어지는 역차별을 받아왔다는 입장이다.
세종시 출범으로 충남은 인구 13만7000명과 면적 437.6㎢가 줄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발생한 경제적 손실도 25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도의 분석이다.
박수현 지사는 “세종시 건설로 충남은 한쪽 팔을 잃어버렸다”며 “1차 이전 기관과 기능을 연계해 2차 공공기관을 이전한다는 정부 논리는 합리적이긴 하지만, 충남은 1차 이전 기관이 없기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정책에 따른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 차원에서 기후부 소관 공공기관을 충남혁신도시로 일괄 이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태안화력 2호기의 폐지 일정도 한시적으로 연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박 지사는 “대체 발전소로 공주에 건설 중인 LNG 발전소가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고, 석탄화력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특별법 시행도 내년 말로 전망된다”며 대체 발전소 가동과 특별법 시행 시점에 맞춰 태안화력 2호기의 폐지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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