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관련 발언을 두고 "사실과 다른 인식"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서울에 신규 택지 개발이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부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답을 가린 채 시험문제를 푼다면, 결과는 낙제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전날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이 밝힌 부동산 정책 인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께서는 서울에서 택지개발을 할 땅을 거의 찾기 어렵다고 토로하면서도 재건축은 평수가 늘어나 공급 효과가 크지 않고, 재개발은 총 입주 가구 수가 오히려 줄어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며 "서울에 더 이상 집 지을 땅이 없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의 공급 효과를 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보다 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정비사업 순증 8만7000호…정부 대책의 2.7배"
오 시장은 대통령 발언이 객관적인 수치와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 호 이상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약 8만7000호의 주택이 순증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의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기대되는 서울 지역 공급 순증 물량 3만2000호보다 약 2.7배 많은 규모라는 것이다.
또 재건축은 평균적으로 약 40%, 재개발은 용도지역 상향과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평균 약 15%의 공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 상한 용적률을 1.2배까지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한 것도 바로 이러한 공급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례 일반화는 사실 호도"
오 시장은 대통령이 언급한 일부 재개발 사례를 전체 정비사업으로 확대 해석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의 일부 재개발 사업에서는 기존 가구 수 산정 방식에 따라 공급 세대 수가 줄어드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일부 사업에 국한된 경우일 뿐 이를 재개발 전체의 일반적인 현상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부 사업에서 공급이 부족하다면 세대분리형 주택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얼마든지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개발은 삶의 희망…잘못된 신호가 시장 불안 키운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의 의미를 단순한 주택 공급 수치로만 볼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재개발을 앞둔 종로구 창신동처럼 가파르고 낙후된 환경에서는 어르신들이 외출조차 쉽지 않고 소방차 진입도 어려운 곳이 있다"며 "이런 주민들에게 재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라 삶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라며 "살고 싶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특히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이 공개될 때마다 국민들은 '이 정부에서는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어려워지겠구나'라고 받아들이게 되고, 이는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인정하는 것이 문제를 푸는 유일한 길"이라며 "지난 시험에서 오답으로 드러난 증세 정책만 반복한다면 결과는 또다시 낙제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조만간 정비사업 관련 상세한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민들의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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