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장기 집권 기반을 다지는 이른바 ‘참호 구축’을 막겠다는 것이다. 연임 절차 강화와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견제한다는 방향은 옳다. 그러나 임기를 몇 년으로 자르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장을 제대로 뽑고 감시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은 인사와 예산, 계열사 사업 전략을 사실상 좌우한다. 은행장은 물론 카드·보험·증권사 대표 인사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의 자산을 움직이는 금융그룹의 정점에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대주주는 없다. 지분이 분산된 소유 구조에서 이사회마저 회장에게 장악되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기 쉽다.
그동안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추인하는 기구처럼 운영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렇게 구성된 이사회가 다시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다. 잠재적 경쟁자는 미리 계열사에서 밀려나거나 후보군에서 배제되기 일쑤였다. 회장 임기 말이 되면 경영 혁신보다 사외이사 관리와 연임에 더 신경 쓴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구조에서는 장기 경쟁력보다 임기 중 실적을 부풀리는 경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에 기대 이익을 늘리고, 이를 근거로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다.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실패가 발생해도 책임은 계열사 대표나 실무자에게 돌아간다. 이익은 회장의 공으로, 사고는 직원의 잘못으로 남는다면 책임경영이라 할 수 없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이 거론되는 것은 금융권 스스로 불러온 결과다.
그렇다고 3연임만 막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임기를 제한해도 회장이 후계자를 미리 정해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측근끼리 자리를 돌려 맡는다면 달라질 게 없다. 9년 집권을 6년으로 줄인다고 이사회가 독립되는 것도 아니다. 회장이 바뀔 때마다 정부나 금융당국의 입김이 세지는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 민간 금융회사 CEO를 정부가 사실상 낙점하는 ‘관치 금융’이 부활한다면 개혁은 더 큰 후퇴가 된다.
핵심은 선임 과정의 투명성이다. 회장 후보군 구성 기준과 평가 항목, 검증 절차를 주주에게 공개해야 한다. 현직 회장이 후계 구도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 사외이사는 회장과의 친분이 아니라 금융·리스크 관리 전문성과 독립성을 기준으로 선임해야 한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장치도 필요하다.
연임 심사는 신규 선임보다 엄격해야 한다. 단순히 순이익과 주가만 볼 것이 아니라 금융사고,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장기 기업가치까지 평가해야 한다. 대규모 사고가 발생하면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하고, 이사회가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사외이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권한만 크고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임기만 제한해서는 또 다른 회장 권력만 만들어낼 뿐이다.
금융지주는 국민의 예금을 바탕으로 영업하고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 안전망의 보호를 받는다. 그만큼 높은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3연임 금지라는 눈에 띄는 규제 하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독단적으로 권한을 휘두를 수 없고, 이사회와 주주가 이를 견제하며, 사고가 나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지주 개혁의 성패는 회장을 몇 번 연임시키느냐가 아니라 회장 권력을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 금융지주 회장은 인사와 예산, 계열사 사업 전략을 사실상 좌우한다. 은행장은 물론 카드·보험·증권사 대표 인사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수십조 원에서 수백조 원의 자산을 움직이는 금융그룹의 정점에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대주주는 없다. 지분이 분산된 소유 구조에서 이사회마저 회장에게 장악되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되기 쉽다.
그동안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현직 회장의 연임을 추인하는 기구처럼 운영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렇게 구성된 이사회가 다시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다. 잠재적 경쟁자는 미리 계열사에서 밀려나거나 후보군에서 배제되기 일쑤였다. 회장 임기 말이 되면 경영 혁신보다 사외이사 관리와 연임에 더 신경 쓴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구조에서는 장기 경쟁력보다 임기 중 실적을 부풀리는 경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에 기대 이익을 늘리고, 이를 근거로 거액의 성과급을 챙긴다. 금융사고나 내부통제 실패가 발생해도 책임은 계열사 대표나 실무자에게 돌아간다. 이익은 회장의 공으로, 사고는 직원의 잘못으로 남는다면 책임경영이라 할 수 없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제한이 거론되는 것은 금융권 스스로 불러온 결과다.
핵심은 선임 과정의 투명성이다. 회장 후보군 구성 기준과 평가 항목, 검증 절차를 주주에게 공개해야 한다. 현직 회장이 후계 구도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도 보장해야 한다. 사외이사는 회장과의 친분이 아니라 금융·리스크 관리 전문성과 독립성을 기준으로 선임해야 한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장치도 필요하다.
연임 심사는 신규 선임보다 엄격해야 한다. 단순히 순이익과 주가만 볼 것이 아니라 금융사고, 소비자 보호,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장기 기업가치까지 평가해야 한다. 대규모 사고가 발생하면 이미 지급한 성과급을 환수하고, 이사회가 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때 사외이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권한만 크고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임기만 제한해서는 또 다른 회장 권력만 만들어낼 뿐이다.
금융지주는 국민의 예금을 바탕으로 영업하고 위기가 발생하면 공적 안전망의 보호를 받는다. 그만큼 높은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3연임 금지라는 눈에 띄는 규제 하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독단적으로 권한을 휘두를 수 없고, 이사회와 주주가 이를 견제하며, 사고가 나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지주 개혁의 성패는 회장을 몇 번 연임시키느냐가 아니라 회장 권력을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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