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 '인공호흡기' 시행…월세화 막을 해법 될까

  • 비아파트 '자금 수혈' 개시…"금융 지원만으로 생태계 복원 '미지수'"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서초구 구룡산에서 바라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신축매입임대 민간 사업자 지원책을 전면 시행하면서 비아파트 공급 회복 대책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된 빌라·오피스텔 시장의 초기 자금조달 부담을 낮춰 단기 공급의 불씨를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세사기 이후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임대차 시장 안정으로까지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시행된 대책의 골자는 신축매입임대 사업자의 초기 자금 부담 완화다. LH가 민간 사업자에게 선지급하는 토지 확보 지원금을 토지비의 최대 80%까지 높이고, 잔여 토지비와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에 대해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증 지원을 강화한다. 공사비 연동형 사업은 공사비 검증으로 착공이 지연되지 않도록 ‘선 착공·후 공사비 검증’ 방식도 도입했다.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압박이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1만6823건 중 월세 계약은 5만8380건으로, 월세 비중이 49.97%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43.12%보다 6.8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비아파트 시장은 이미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전세사기 여파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진 데다 고금리, 전세대출 부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 조정 등이 맞물리면서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월세·반전세를 선호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주택 거래 중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0.4%에서 지난해 18.5%로 감소했다. 반면 올해 5월 누계 기준 전국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약 81%에 달했다. 수요는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고 있지만 공급 기반은 오히려 약해진 셈이다.

공급 위축도 심각하다. 지난해 비아파트 착공 실적은 3만7487가구로 최근 10년 평균치인 약 16만 가구의 23% 수준에 그쳤다. 인허가 비중도 전체 주택의 1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금융 지원만으로 단기간에 공급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자금 지원 중심의 단기 처방만으로 비아파트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토지비와 PF 부담 완화가 도움이 되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안전성, 주택 품질, 관리 수준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세사기 이후 훼손된 비아파트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공급 확대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신축매입임대 방식 자체의 부담도 변수다. 정부가 예산을 들여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하는 구조인 만큼 주요 집행기관의 재무 여력과 사후 관리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분 매입 허용으로 공급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한 건물 안에 공공과 민간 소유가 섞일 경우 준공 이후 관리 책임과 공가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행기관들의 재무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물량 목표를 설정하면 현장의 과부하와 매입 후 관리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며 “단기 자금 지원과 세제 완화 등을 포함한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민간 공급 생태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 임대수요를 위한 품질 기준 개선과 사후 관리 체계 확보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