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짙어진 호르무즈 불확실성…7~8월 버텨도 9월 원유수급 '촉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 해역의 선박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공급 차질 가능성은 낮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심화될 경우 9월 이후 물량 확보와 가격 부담이 동시에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문신학 차관은 이날 오전 한국석유공사와 석유협회, 정유·해운업계 관계자 등과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선언하고 통항 선박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국이 이란에 추가 공습을 단행하자 국내 원유 도입과 유조선 통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현재까지의 국내 수급 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가 확보한 7~8월 원유 도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이상인 만큼 단기적인 공급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3%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6척에 그치면서 최근 5주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관건은 이미 계약이 끝난 7~8월보다 신규 계약과 선적이 이뤄질 9월 이후다. 원유는 계약부터 선적·운송·통관까지 시차가 있다. 이에 해협 통항 차질이 길어질수록 대체 원유를 둘러싼 국가와 정유사 간 확보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물량 자체를 구하더라도 운임과 보험료 상승이 도입단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여름철을 지나면서 석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2분기 세계 석유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하루 480만 배럴 줄었다. 다만 5월 저점 이후 석유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낸 상황이다. 반면 지난달 세계 정유 시설 가동량은 1년 전보다 일 600만 배럴 감소했다. 중동 수출 정유 시설의 재가동도 지연되고 있다.

재고 사정도 안심하기 어렵다. 6월 세계 석유 재고는 해상 재고 증가에 힘입어 넉 달 만에 2100만 배럴 늘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재고는 6200만 배럴 감소했다. 이 가운데 4400만 배럴은 정부 비축유 방출분이었다. 수치상 전체 재고가 늘었더라도 실제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육상 재고와 비축유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동발 공급 충격이 재차 확대될 경우 시장의 완충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여름철 이동 수요 회복과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겹치면 원유뿐 아니라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업계와 실시간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중동 정세와 유조선 통항 상황을 살피는 한편 대체 물량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정부와 정유·해운업계가 긴밀히 소통해 국민생활의 불안이 없도록 수급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달라"며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석유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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