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성공에 ADC 글로벌 상업화 '속도'… 韓은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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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이 상업화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엔허투'가 항암제 시장을 이끌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은 후기 임상과 적응증 확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유방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510억 달러(약 78조원)로 전년보다 12% 성장했다. 특히 유방암 시장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2800억 달러) 규모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유방암 시장은 2035년엔 2180억 달러(약 335조원) 규모로 10년 만에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장과 맞물려 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강력한 세포독성 약물을 결합한 방식으로 정상세포 손상을 줄이면서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의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최근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가 블록버스터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허투는 지난해 약 35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항암제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엔허투의 성공은 빅파마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로슈, 화이자, 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유방암을 중심으로 ADC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병용요법과 적응증 확대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도 본격화했다. 화이자는 2023년 ADC 선도기업 씨젠을 약 430억달러(약 64조원)에 인수하며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고, 같은 해 머크도 다이이찌산쿄와 최대 220억달러(약33조원) 규모의 ADC 3종에 대한 개발·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에서 승인된 ADC는 21개로, 이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품목은 15개다.

국내에서도 유방암 표적 치료제를 앞세워 ADC 상업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유방암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포함해 총 8건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링커·페이로드 원천기술을 앞세워 현재까지 글로벌 빅파마와 누적 9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후기 임상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정부가 성장 자금을 투입한 것도 국내 ADC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물질 가치를 더욱 끌어올린 뒤 기술이전에 나설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에임드바이오는 미국 바이오헤이븐에 기술수출한 FGFR3 표적 ADC 'AMB302'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인투셀도 'ITC-6146RO'의 첫 환자 투약을 마치며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셀트리온은 CT-P70, CT-P71, CT-P73 등 ADC 후보물질 3종을 모두 임상 단계에 올렸다. CT-P70과 CT-P71은 FDA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며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업계는 ADC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제네릭이 약가 인하 압력으로 수익성이 제한되는 반면, ADC는 높은 부가가치와 기술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혁신 기술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도 역량 확대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 중이며, 2027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ADC 완제의약품(DP)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에 ADC 생산시설을 구축한 데 이어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대량 생산 거점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 본부장은 "국내 ADC 산업은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며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다양한 모달리티를 소화할 수 있는 DP 생태계 확장과 세포·유전자치료제(CGT)처럼 고난도 공정이 따르는 경험을 함께 축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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