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의 사옥 이전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중흥건설·중흥토건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 속 서울로 올라온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비용 효율과 개발사업 연계를 위해 서울 도심을 벗어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은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서울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사무소에는 약 12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광주 본사에는 대관 업무와 고객서비스(CS) 등 필수 인력만 남겼다.
이번 이전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기반이 약화된 지방 시장을 벗어나 서울·수도권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고, 도시정비사업과 공공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지방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서울·수도권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서울사무소를 열었다"며 "재건축·재개발과 모아타운 등 도시정비사업은 물론 대우건설과의 공동사업이나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협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흥토건도 마찬가지로 수도권 공략을 강화한다. 중흥토건 관계자는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공공택지 공급 감소로 자체 시행·시공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 조직을 강화하게 됐다"며 "도시정비사업과 공공 공모사업을 확대하고 대우건설과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흥의 서울행은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호반건설과 우미건설, 금호건설 등 호남 기반 주요 건설사들은 이미 본사를 서울로 옮겼고, 제일건설도 광주 본사는 유지하면서 서울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이 1만7298가구인 반면 지방은 4만7881가구로 세 배 가까이 많았다. 반면 신규 공급은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부동산114가 본지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분양 물량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2022년 45.7%에서 지난해 59.5%로 높아졌고, 올해도 58.5%를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충북과 전북, 대구 등 주요 지방의 분양 물량은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의 사옥 이전은 성격이 다르다. 이미 수도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춘 이들은 서울로 들어오는 대신 도심을 벗어나 개발사업지나 신축 오피스로 이동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광화문 디타워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 '원그로브'로 본사를 이전했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영등포구 양평동 복합센터로 본사와 자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을 함께 이전해 통합 사옥을 구축할 계획이며, IPAPK현대산업개발도 용산 사옥을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지로 옮길 예정이다. 다만 한화 건설부문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이전설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건설사의 사옥 이전은 수도권 진출보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자체 개발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개발사업지에 본사를 두거나 통합 사옥을 구축해 사업 관리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기반 건설사들은 지역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수도권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영 판단"이라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진출이 아니라 임대료와 공간 효율, 자체 개발사업과의 연계 등을 고려해 도심에서 외곽으로 사옥을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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