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대 전분당 담합' 1심 첫 재판...대상 대표 혐의 부인

  • 사조CPK·제일제당 혐의 인정 선처호소...대상, 혐의 전면부인

  • 전분당협회장, 혐의 일부 시인..."제품 가격 결정할 권한 없어"

한 젖소 농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 젖소 농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식료품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10조원대 규모의 전분당 가격 담합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식품업체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이호선 판사)에서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상, CJ제일제당, 사조CPK 등 3개 법인과 각 사의 전·현직 임직원, 전분당협회 관계자 등 총 24명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서 대부분의 피의자들은 혐의를 시인하고 사죄했으나 일부는 혐의를 부인해 대조를 이뤘다.

우선 사조CPK의 이 모 대표이사는 혐의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2024년 2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하기 전에는 관련 업무를 전담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검찰 수사 과정에도 성실히 협조했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CJ제일제당 측도 공동행위 가담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점을 고려해 달라"고 역시 선처를 호소했다.

다만 이들과 달리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임 대표 측 변호인은 "사조CPK나 CJ제일제당 등 타사 대표자들과 가격 담합에 관해 협의하거나 논의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실무 소속 직원들로부터 담합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었다는 사실을 보고받거나 승인한 바도 없다"며 경영진의 개입으로 담합이 이뤄졌다는 공소장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대상 측 실무자 일부도 담합 가담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임 대표에게 직접 관련 내용을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직속 상급자 라인에만 관련 서류나 내용을 보고했다며, 최고경영자인 임 대표와의 공모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식품업체들 간의 모임을 주선하고 가교 역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분당협회장 명모 씨도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일부 혐의는 부인했다. 명 씨는 "각 기업 대표자들의 모임을 주선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면서 "그 자리에서 구체적인 제품 가격 인상을 논의하거나 공동 대응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가 없고, 협회장이라는 직책이 개별 기업들의 제품 가격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분당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대상, 사조CPK,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뒤 지난 4월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전분당협회장 등 총 21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약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과자, 음료, 유제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필수 원료로 쓰이는 국내 전분당과 그 부산물의 가격 변동 폭이나 인상 시기를 사전에 합의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가담한 담합 시장 규모는 약 10조 1520억 원으로, 이는 국내 식료품 관련 담합 사건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방위적 담합의 결과로 국내 전분 가격은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까지 폭등하며 고물가 시대 가공식품 가격 상승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울러 이날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들의 담합 사실에 대해 합계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5월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7개 제분 업체에 부과한 6710억 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마무리한 뒤 피고인 측의 증거에 대한 의견 서류 등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여 다음 달 25일 오전 10시에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