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윤의 증시라운지] '최악의 변동성'이란 또 다른 세상을 만났을 때…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1998년 SK텔레콤의 광고 카피다. 당대 톱스타 한석규와 노스님이 말없이 대나무숲을 거니는 장면은 그 자체로 시청자들에 힐링을 줬다.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폰의 물성(物性)을 무음(無音)·무언(無言)이라는 정반대 이미지를 내세워 소구력을 극대화한 광고로 평가받는다.
 
요즘 증시를 보면서 25년 전의 광고 카피가 떠오른 건 극도의 변동성 때문이다. 울렁증과 현기증이 동시에 나오는 상황을 보면서 잠시 HTS와 MTS를 꺼두고 싶을 정도다.
 
그만큼 코스피의 변동성은 역대급이다. 6월을 보자. 투자자들은 지난 한달간 에버랜드 T익스플레스를 타는 것 같은 극심한 굴곡을 두 차례나 경험했다. 6월 5~10일이 첫 번째다. 이 때 코스피 등락률은 –5.54% → -8.29% → +8.18% → -4.52%였다. 두 번째는 6월 23~25일 나흘간이다. -9.99% → +3.26% → +5.42% → -5.81%로 역시 출렁임이 매우 컸다.

잊지 말아야 할 건 지금 코스피가 2000~3000이 아닌 8000~9000대라는 점이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일 때 10%는 200포인트의 변동성을 의미하지만, 8000포인트의 10%는 무려 800포인트다. 지수가 오를수록 급락장은 수직낙하에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7월에도 이 '변동성'이라는 악동은 여전히 말썽이다. 7월2일 코스피는 장초반 6% 넘게 급락했다. 남은 하반기 내내 이런 변동 장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워낙 많이 오른데다 증시로 쏠림 레버리지 자금이 넘쳐 흐르기 때문이다. 출시 한 달만에 ‘증시 블랙홀’로 급부상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보라. 이 상품의 하루하루 상승률과 하락률은 경이롭다. 플러스(+) 30%와 마이너스(-) 30%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이토록 극심한 변동장에서 얼마나 많은 개인투자자가 살아남고(수익을 남기고), 폭망했을지 우리는 모른다. 정확한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선험적으로 알 수는 있다. 증시 그래프의 굴곡과 변동이 크면 클수록 기회와 위험도 커진다는 점을 말이다. 한 템포 쉬어가면 딱 좋을 타이밍이지만, 대박의 욕심에 선뜻 그러지도 못한다. 

이럴 땐, 현인(賢人)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워런 버핏의 주옥같은 투자 명언들은 두고두고 곱씹어볼 만하다. 

"투자의 첫번째 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다. 두번째 원칙은 첫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않는 것이다."
(Rule No.1: Never lose money. Rule No.2: Never forget Rule No.1.)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스러워져라."
(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를 때 발생한다."
(Risk comes from not knowing what you're doing.)

하나 같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조언들이다. 시장이 과열되었을 때 경계하라는 말, 그리고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말은 지금 대한민국 증시의 변동성을 접하는 투자자들에게 딱 들어맞는 조언이다 .

워런 버핏이 가장 최근에 한 말은 다음과 같다. 지난 5월 초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다. 그는 전통적 가치투자를 '교회', 투기 혹은 도박 성격의 투자를 '카지노'라고 비유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사람들은 교회와 카지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아직은 교회에 사람이 더 많지만 지금은 카지노가 지나치게 매력적으로 변했습니다. 지금처럼 도박 심리가 강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상승장이란 이면엔 최악의 변동성 장세라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한번쯤 HTS와 MTS를 꺼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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