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이란 회담 먹구름…도하행 특사에도 직접 접촉 불발

  • 이란 "MOU 이행부터 평가"…호르무즈 통제권·서비스료 충돌

  • 동결자산·레바논 전선·美 의회 승인 논란까지 변수 확대

AI로 생성한 이미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후속 논의가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를 카타르 도하로 보냈다. 협상 재개를 시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 측과 직접 회담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이란 동결자산, 레바논 전선, 미국 내 군사작전 승인 논란까지 겹치면서 60일 협상 구상도 흔들리고 있다.
 
도하행 특사에도 직접 회담 불발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인 쿠슈너와 윗코프 특사는 이번 주 도하를 방문했다. 백악관은 이를 ‘고위급 회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란과 중재국 카타르는 엇갈린 설명을 내놨다. 미국 측 인사들이 이란 대표단이 아니라 카타르 중재자들과 만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향후 며칠 동안 미국 측과 어떤 수준의 회담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도하 논의도 미국과의 직접 협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카타르를 통한 MOU 이행 점검이라는 것이다. 카타르도 미·이란 고위급 접촉은 실무 협의가 성과를 낼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상 채널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고위 관계자는 “도하에서 카타르 측과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별도 실무 채널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직접 회담은 불발됐지만 중재 채널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이란은 직접 협상보다 합의 이행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가이 대변인은 “기존 조항의 진행 상황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묶여 있던 이란 자금 해제, 해상 봉쇄 해제, 이란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판매 허용 등이 포함된다. 그는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합의 논의 시기와 방식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통제권·서비스료 충돌
 
가장 큰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이란은 후속 논의 기간인 60일 무료 통항이 한시적 조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8월 중순 이후에는 해협 통행 방식과 비용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 측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국영 TV 대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무상 통항은 오직 60일 동안만 허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협에 대한 주권이 이란과 오만에 있다고 강조했다. 통항도 이란이 정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자유롭게 오가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충돌한다.
 
오만의 서비스료 추진도 새 변수다. 뉴욕타임스(NYT)와 외신에 따르면 오만은 최근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이 서비스료를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만은 이를 통행료가 아니라 항행 안전, 오염 방지, 긴급 대응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수수료든 통행료든 기부금이든 해협 이용을 돈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동결자산 해제도 또 다른 쟁점이다. AP통신은 카타르가 이란 동결자산 60억 달러(약 9조3000억원)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자금은 아직 이란 측에 송금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적 긴장도 협상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양국은 MOU 체결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무력 충돌을 이어갔다. 미국은 상선 피격과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내 군사시설을 타격했다.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미국의 공격을 MOU 제1조 위반으로 규정했다. 상호 군사행동 중단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런 위반이 반복되면 협상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도 군사 옵션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 추가 타격 방안을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은 외교적 해결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무력 충돌이 다시 확대되면 군사 대응 논란은 커질 수 있다.
 
레바논 전선·美 의회 승인 논란도 변수
 
레바논 전선도 변수다. 이란은 레바논 분쟁 중단과 이스라엘군 철군을 종전 합의 이행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최근 미국 중재로 기본 협정에 동의했다. 이 협정은 레바논군이 헤즈볼라를 대신해 일부 지역을 장악하는 ‘시범 구역’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레바논 남부 주둔지를 찾아 “헤즈볼라의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남부 레바논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문제도 최종 합의의 걸림돌로 남은 셈이다.
 
미국 내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란과의 교전이 다시 확대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을 받기 위한 60일 시한을 새로 적용받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해외에서 군사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기간을 제한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휴전으로 이 시한이 멈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 동의 없는 군사작전 지속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미국은 협상 재개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직접 회담보다 MOU 이행 검증을 앞세우고 있다. 호르무즈 통제권과 서비스료, 동결자산, 레바논 철군, 핵 프로그램 제한, 제재 완화가 동시에 맞물린 상황이다. 종전 합의는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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